영화 ‘남한산성’은 청나라 대군에 쫓겨 인조와 대신들이 남한산성에 갇혔던 병자호란 당시의 아픔을 담았다. 중국 패권을 다투던 명·청의 전쟁에서 명을 편들다 겪은 치욕이기도 했다. 강대국들의 패권 전쟁은 오늘날도 주변국을 위협한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신(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주된 격전지는 전기차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확정했고, 미국 대선후보 모두 강경 입장이다. 이러한 견제 속에서,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올 3분기 매출이 미국 테슬라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자동차의 내일이 궁금하면 테슬라를 보라”고 했는데 비야디가 내일이 됐다. 중국의 소형 배터리 제조기업의 하나였던 1995년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전기차 대중화에 필요한 안정적인 기반을 전방위적으로 구축한 덕이 크다고 한다. 비야디의 진격은 더 치열한 싸움을 예고한다.
주목할 건, 한국은 어떤가다. 중국을 겨냥한 관세 전쟁이 부품을 겨냥하면 한국도 타격을 입는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급변하는 패러다임 전환 속 위기와 기회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