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은 사기의 온상…광고수익 앞세워 책임에는 수수방관”

2025-05-26

“고객들이 우리에게 결제했다며 가짜 광고에 속아 항의 전화를 해온다. 정작 우리는 온라인 판매도 안 하는데.” 미국 조지아 주에서 집 개조 용품을 판매하는 에드가르 구즈만(45) 사장은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같이 분통을 터뜨렸다.

그의 회사인 ‘하프 오프 홀세일(Half-Off Wholesale)’은 최근 2년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메타의 플랫폼에 등장한 4400여 건의 가짜 광고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해외 범죄 집단이 그의 회사 주소와 창고 사진을 도용해 파격적인 할인 제안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상품을 배송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

WSJ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에서 가짜 경품, 허위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사기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제 범죄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대형 은행인 제이피모건체이스는 2023년 중반부터 2024년 중반까지 자사의 피투피(P2P) 결제 플랫폼인 젤(Zelle)에서 발생한 사기의 절반가량이 메타 플랫폼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메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광고주의 최대 70%가 사기성 광고나 저품질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2023년 광고 매출이 1600억 달러(약 224조 8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사기 광고에 대한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는 금융 사기 계정에 최대 32번의 경고를 주고도 제재를 미루고 있다. 메타의 한 전직 직원은 “사기 방지 시스템 투자보다, ‘잘못된 광고 차단’을 최소화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메타는, 얼굴 인식 기술 도입, 사용자 경고 시스템 강화, 금융 기관과의 협력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통신법 섹션 230을 근거로 사용자 생성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은 회피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평화연구소(USIP)는 동남아시아의 조직적 사기 단체가 메타 플랫폼을 통해 인신매매 피해자를 동원해 강제로 사기 업무를 시킨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에린 웨스트 전 캘리포니아 검사는 "메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의 마라 존슨(58) 씨는 페이스북에서 본 선물세트 광고에 속아 9.99달러(약 1만 3991 원)의 배송비를 냈다가 신용카드로 수백 달러가 부정 결제됐다. 메타는 연방법원에서 “플랫폼 내 제3자 사기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 측은 “2023년 200만 개의 사기 계정을 차단했으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피해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WSJ는 “메타가 ‘연결’을 앞세워 ‘책임’을 외면하는 한, 글로벌 사기 경제의 심장 역할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비판했다.

권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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