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위한 산업이 온다

2024-11-04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후, 18년 만인 2018년에 14%가 넘는 고령사회, 불과 7년만인 2025년에는 그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1970년, 1994년, 2005년에 각각 해당 단계를 거친 것과 비교해보면 그 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래서 노인을 위한 산업 분야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요양 서비스 분야는 벌써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눈독 들이고 있다. 2035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30%, 2050년에는 40%가 노인이 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라,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 절실히 필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양 서비스는 크게 4개 사업 영역으로 나뉜다. 집을 방문해 간단한 의료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재가 요양, 입주 후 일상생활 지원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원, 일상생활이 가능한 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니어 타운, 노인성·만성 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입원해 진료를 받는 요양병원이다.

이중 재가 요양·요양원·요양병원은 2008년 도입된 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정부재정에서 지원하는 보험급여에 크게 의지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요양 서비스 시장은 약 1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그 대부분이 재가 요양과 요양원에서 창출된다. 향후에도 장기요양법상 요양 등급이 확대 개편되면서 그 대상자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수가·급여 한도가 증대되면서,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아직은 요양 서비스의 대부분을 개인사업자 또는 소기업이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보험사가 재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 전문 기업들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케어닥·케어링·케어네이션 등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는 있지만, 이들의 매출 규모는 아직 수백억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일본의 선도 업체들인 니치이·솜포케어 등은 이미 조원 단위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대형화가 완료된 상태다. 니치이의 경우, 2020년 글로벌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 인수됐다가 올해 4월 일본생명에 약 2조원 가치로 재매각 되기도 했다. 사모펀드나 보험사의 초대형 인수대상이 될 만큼, 요양 서비스가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벤치마킹하여 관련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완화를 시작했으므로, 관련 기업들도 일본 사례처럼 이제 대형화와 전문화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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