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대통령 불참 유감

2025-07-09

“제14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을 대통령 행사로 세팅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정부 관계자 답변이다. 아무것도 확정된 건 없지만 이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엿보였다. 일찌감치 행사 장소를 대통령실 집무실과 가까운 용산 서울드래곤시티로 잡은 것도 이러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대란을 계기로 시작된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은 처음부터 대통령 행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정보보호산업이 국가 핵심산업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후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여부는 정보보호업계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이번 행사에서도 취임 한 달을 갓 넘은 이 대통령의 참석에 기대를 걸었지만 실망으로 돌아왔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제2차관이 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메시지다. 그가 어떤 색의 넥타이를 매고 어떤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는지 하나하나에 정치적 해석이 달린다. 하물며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

이번 기념식에 이 대통령의 불참이 아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와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국민이 사이버 보안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이버 보안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기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갑을 닫고 정보보호를 후순위로 미룰지 모른다. 정보보호에 투자하느니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게 재무적으로 더 낫다는 판단은 여전히 만연하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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