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통사 주파수비용 10년새 63% 증가...“투자 저해요인 우려”

2025-05-17

세계 이동통신사의 매출에서 주파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새 60% 증가했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파수경매·할당 등을 통한 이용비용 증가는 정부 차원 국가 재정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재원이 한정적인 이통사 입장에서는 통신장비 등 산업생태계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 연합회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주파수 가격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GSMA는 세계 100개국에 걸쳐 250개 이상의 이통사로부터 주파수 비용 데이터를 수집했다. 개별 국가 규제당국과 관계를 고려해 국가별 분석은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GSM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누적 주파수 이용료는 세계 이동통신사 전체 수익의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수치에 비해 63% 증가한 수치다. 해당 기간 동안 롱텀에벌루션(LTE), 5G 투자가 증가하며 주파수 비용이 급증했다는 방증이다.

국내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도 GSMA가 조사한 일반적인 세계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통사들에 따르면 수익 대비 주파수 이용료 비중이 6~8%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국 역시 2014년 LTE 상용화, 2019년 5G 상용화에 따라 주파수 관련 비용이 세계수준보다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통사의 주파수 확보량과 비용은 많아진 반면, 수익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시장 기준 ㎒당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수익은 2014년 1㎒당 0.37달러에서 2024년 0.12달러로 감소했다. 이통사의 요금인상 등 수익 상승은 정체된 반면, 주파수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규제기관은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 속에 주파수 비용을 회수해 재정에 보태려 한다. 주파수는 무형자산으로 명확한 가격 책정이 어렵다. 이에 따라 대부분 국가가 경매를 통해 적정 가격을 책정하고 이통사간 경쟁을 유발한다. 이에 대해 주요 이통사들은 통신 세대 진화에 따라 주파수 보유량이 많아짐에 따라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GSMA는 “10년 동안 주파에서 창출된 수익 대비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인프라 지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분석했다. 주파수는 통신사 회계장부상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무형자산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유형자산인 네트워크 장비 등 유형자산 투자에도 영향을 주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 역시 “설렁탕 집에서 소고기 가격이 오르는데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당면 등 다른 재료를 줄이는 것과도 같다”며 “현재 5G 투자가 완료돼 전반적인 설비투자가 감소된 것은 맞지만, 6G 등 차세대 투자를 앞두고 과도한 주파수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MA는 “정부와 규제 기관은 시장 현실을 반영하고 장기적인 디지털 성장을 촉진하는 주파수 가격 책정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합리적 주파수 비용을 통해 더 빠른 네트워크 확장과 더 나은 서비스 품질, 더 큰 디지털 포용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