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유대주의와 관련, 하버드 대 90억 달러 보조금에 검토 작업"
하버드 대 교수들, 트럼프 정부의 대학 길들이기 친팔 시위대 구속에 반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최고 명문 대학 하버드대학교에 대한 90억 달러(약 13조 2,1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과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하버드대학교의 '반유대주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하버드대학교의 향후 행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이 평가에 따라 지원금 지급이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이같은 발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차별 공격에 반대하는 대학가 시위를 촉발했던 컬럼비아대학교에 대해 보조금 중단 협박에 하버드대학교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에도 컬럼비아대학교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4억 달러의 연방 보조금 및 계약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학교 당국은 결국 시위 중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금지와 학생들을 체포할 권한을 가진 36명의 캠퍼스 보안 요원 고용 등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며 백기를 들었다. 카트리나 암스트롱 컬럼비아대학교 총장도 이와 관련한 문제로 최근 사임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학교 교수 600여 명은 현재 대학가를 상대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조치를 비판하는 연명장에 서명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 지시를 따르지 않는 대학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반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가는 트럼프 정부 정책은 그동안 미국을 지탱해 온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연판장에서 만약 트럼프 정부가 하버드대학교의 자유를 위협할 경우 이사회가 이에 적극적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자신들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하버드대학교 역시 거액의 보조금을 내세워 굴복시키고 길들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