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 LG 불펜, ‘N분의 1’의 힘

2025-08-24

최강 아니지만 특강 된 구원진

‘3연투 제로’ 벤치의 롱런 전략

구단의 다다익선 방향성 시너지

이닝 평준화 속 김진성만 톱10

프로야구 LG는 지난 23일 광주 KIA전에서 5.2이닝을 던진 선발 임찬규에 이어 이정용, 김영우, 유영찬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켜냈다. 6회를 마친 뒤 6-2 리드로 맞은 경기 후반이었다. 쫓기듯 급박한 상황까지는 아니었지만 결코 넉넉하지도 않은 4점차. 필승조 같으면서도 그렇지도 않은 불펜 라인업이 등장했다.

LG는 잠실에서 5-2로 롯데를 꺾었던 지난 19일에는 김진성-김영우-장현식-유영찬으로 이어지는 불펜 카드를 꺼냈고, 추격전 끝에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21일 롯데전에서는 최재흥-장현식-백승현-김진성-함덕주-이정용으로 불펜 꼬리를 연결하며 추가 실점을 억제했다.

대동소이한 경기 양상에서 LG 벤치에서 꺼내는 불펜 카드들은 다채롭다. 상대적으로 패턴화한 공식도 없는 편이다.

규칙 하나를 찾자면 LG 불펜은 여럿이 역할을 고루 나누는 ‘N분의 1’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LG는 후반기 들어 지난 23일 KIA전까지 30경기에서 승률 0.828(24승1무5패)의 폭발적인 레이스를 했다. 그러나 이 기간 불펜 평균자책은 3.61로 SSG(2.63), 롯데(3.15)에 이은 3위로 ‘최강’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LG 불펜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던 힘은 ‘N분의 1’의 운용에서 나오고 있다.

LG는 후반기 24승 중 13승이 2점차 이내의 경기였다. 박빙 흐름 경기가 잦았음에도 후반기 불펜 이닝 상위 20명 중에 LG 투수는 16.1이닝을 던진 김진성 뿐이다. LG는 초베테랑 셋업맨 김진성만이 후반기 불펜 이닝 전체 10위로 피로도를 논할 위치에 놓여있을 뿐 다른 불펜투수들은 이닝 순위 상단에서 빠져 있다.

마무리 유영찬이 13.1이닝을 던져 공동 26위에 올라있고, 함덕주가 30위(12.2이닝), 장현식이 32위(12.1이닝)로 뒤를 잇는다. 또 이정용은 38위(12이닝), 김영우가 45위(11.1이닝)로 큰 차이 없이 짐을 나눠 들고 있다.

구단과 현장에서 바라던 이상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 오프시즌을 포함해 차명석 LG 단장이 투수진 구성을 놓고 매번 강조했던 것이 ‘다다익선’이다. 몸상태에 따라 역할 편차가 커지는 투수 특성을 고려해 투수는 모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모으자는 것이다. 올시즌도 부상 이슈 등으로 기대한 만큼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투수들도 있었지만 구성 단계부터 불펜 투수들을 최대한 확보하려했던 구단 방향성이 비로소 후반기에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LG 현장의 리더 염경엽 감독이 100경기 이후에도 판세 변화가 나타나는 144경기 장기전을 계산해 불펜투수 부담을 최대한 쪼개 놓은 것 또한 후반 들어 차별화된 팀 전력이 되고 있다. LG는 올시즌 투수들의 ‘3연투’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23일 현재 롯데가 부문 최다인 25차례 3연투를 기록한 가운데 LG와 마찬가지로 3연투를 자제했던 삼성도 3연투 1차례를 기록했다.

LG는 마무리 포함 필승조 3~4명으로 좁히면 리그 최강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승리조와 추격조의 경기력 차이가 나는 대부분 다른 팀과 달리 LG는 연승 중에도 매경기 거의 편차 없는 불펜투수들을 낼 수 있는 진용을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팽팽한 흐름에서 낼 ‘박빙조’에 넣을 불펜투수가 6~8명은 된다. 또 이들 대부분은 LG 승리 지분을 ‘N분의 1’로 나누고 있다.

올시즌은 유난히 등락이 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급추락하는 팀은 공통적으로 불펜 붕괴에 따른 역전패를 시작으로 무너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금의 LG는 ‘예외’다. 불펜의 플랜A와 플랜B 혹은 플랜C의 간극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시즌 종착역까지 발생 가능한 변수 또한 가장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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