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필로폰을 밀반입했던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 두목 황사오천이 4일 오전 노환으로 사망했다. 대만 경찰은 황사오천 장례식에 1만명 넘는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중시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은 5일 황사오천이 설 전날 타이베이 재향군인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천식과 당뇨, 고혈압 등을 앓아 몇 년 사이 건강이 악화됐다고 한다.
황사오천은 죽련방 초대 보스이자 정신적 지주인 천치리(陳啓禮)의 지목으로 1995년 두 번째 두목이 됐다. 이후 30년간 조직을 이끌며 대만에서 가장 오래 군림한 암흑가 대부였다.
죽련방은 여러 분파가 통합되기 이전부터 두목이 다음 후계자를 고른다고 한다. 하지만 대만 경찰은 황사오천이 생전 차기 두목을 임명하지 않았다고 보고 그의 장례식을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권력 구도가 장례식에서 드러날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천치리 영결식엔 조폭과 여야 정치인, 연예인 등 조문객 1만명이 몰렸었다. 이번 황사오천 장례식도 대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죽련방은 중국 대륙에서 넘어온 세력을 기반으로 1950년대 후반 결성됐다. 초기 멤버들이 대만 신베이시 죽림로(竹林路)에 살았던 데서 따온 것이라는 설이 있다. 중국 바이두의 온라인백과에 따르면 1970∼80년대 최전성기 당시 조직원은 10만명에 달했지만 최근 내분 때문에 세력이 약화됐다고 한다.
대만에선 3대 폭력조직으로 죽련방, 사해방(四海幇), 천도맹(天道盟)을 꼽는다.
이들의 수입원은 주로 마약 밀매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에 37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이 밀반입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죽련방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압수된 필로폰 112kg은 3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후 2020년 동남아발 필로폰 유입 사건에도 죽련방이 연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