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오일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나온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해 먹고 싶어도 올리브 오일을 장바구니에 담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2021년 이후로 올리브 오일의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전문가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제 대표 건강 오일, 올리브 오일을 쉽게 사 먹지 못하게 될까?
올리브 나무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로, 화재와 홍수 등 가혹한 환경 변화에도 잘 견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레타섬에 위치한 4000년 된 고대 올리브 나무는 현재도 열매를 맺고 있을 정도.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올리브 나무들이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라이프 전문지 이팅웰이 전한 컬럼비아 대학교의 기후 및 식품 전문가 제시카 판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중해 지역에서 농업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가뭄, 폭염, 산불이다.
지난 2년간 유럽의 평균 기온은 1990~2020년 평균보다 0.75도 높았으며, 이로 인해 농업 시스템, 특히 물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의 올리브 오일 생산은 빗물에 의존하는데, 지속되는 가뭄은 토양의 수분 보유력을 떨어뜨리고 나무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이로 인해 일부 나무는 성숙에 이르지 못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기온 상승은 올리브 나무에 해충 문제도 불러온다. 올리브 열매 파리와 같은 해충은 과일을 직접 공격하거나 나무에 병원균을 전염 시켜 피해를 준다. 이와 같은 해충은 올리브 오일 품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나무가 필수 미네랄을 흡수하는 능력을 저해하여 나무를 손상시킨다.
기후 변화 속에서도 올리브 농가들은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터키의 올리브 농가 헤라클레아의 설립자인 버크 바체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 손실을 줄이는 고령토를 도포하고 빗물 수집을 통해 생태계를 지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자연 상태의 잡초 관리를 위해 가축 방목을 유도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호아킨 카운티에서도 물 관리 시스템, 드립 관개 및 태양광 패널 설치 등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올리브 나무는 CO2를 흡수하여 기후 위기 대응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 생산은 기후 변화 외에도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 부족, 단일 재배 시스템, 과도한 농약 사용 등 다양한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버크 바체치는 고밀도 올리브 농장들, 특히 스페인에서 물 자원을 남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농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