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리박스쿨 유관단체 ‘육총’의 내부자 증언···“드루킹 방식 해본 것”

2025-06-22

리박스쿨 유관단체 육사총구국동지회(육총)의 한 내부 관계자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육사 전역자 등을 대상으로 “10명 미만 수준으로 네이버 콘텐츠에서 우파 뉴스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실습을 했다”고 밝혔다. 리박스쿨과 함께 사무실을 쓴 육총이 ‘손가락혁명단’ 교육을 통해 댓글공작을 벌였다는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육총의 내부자가 실제 해당 교육을 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2020년 육총 간부로 활동했던 A씨는 육총의 손가락혁명단 교육 내용 등을 묻자 지난 19일 문자메시지로 “구멍가게 수준으로 요령만 실습했지 (이를) 적용해서 성과를 이뤄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규모 실습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댓글 조작 실습을 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A씨는 “손가락혁명단이라고 제목은 붙였지만 드루킹처럼 몇십 명이 달라붙어서 컴퓨터 댓글 프로그램을 돌리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법은 정확했지만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리더도 없어서 그렇게 하면 되겠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 활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드루킹이 써먹었던 방법을 이론적으로 한번 실습해 본 것에 불과하다”라고도 했다.

과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드루킹 일당은 ‘킹크랩’이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대량 댓글 작업을 해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육총이 킹크랩과 유사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면 이들 역시 같은 혐의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손가락혁명단의 교육을 담당한 조형곤 전 EBS 이사도 2021년 리박스쿨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분석’ 등 교육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져 의혹을 받았다. 그는 지난 18일 “댓글 조작 교육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말과 달리 실제 교육을 한 내부자 증언이 나온 셈이다.

A씨는 손가락혁명단을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주도한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잠입해서 이 사실을 취재했던 고발자에게 손 대표의 손가락혁명단이 이뤄낸 성과가 있었는지 한번 물어보라”고 말했다. 앞서 다른 육총 관계자는 지난 18일 “(손가락혁명단은) 육총과 관계가 일체 없다”고 했지만 A씨는 ‘손 대표의 손가락혁명’이라고 언급하면서 손가락혁명단이 손 대표의 단체인 듯 표현했다.

육총과 리박스쿨이 같은 사무실을 써온 배경에 대해 A씨는 “손 대표와는 이·박스쿨(리박스쿨)의 정신이 육사가 추구하는 국가관과 부합해 2020년부터 같은 사무실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에 대해선 “우체국장 출신이지만 참 놀라운 우파 투사”라며 “전혀 수익이 없는 사업을 애국심 하나로 십년 가까이 투쟁해오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A씨 발언으로 리박스쿨의 댓글조작 의혹도 더 커지게 됐다. 리박스쿨은 지난 6·3 대선 당시 댓글 공작팀인 ‘자유손가락군대(자손군)’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21일 손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여론조작 공동대책위원회’ 명의로 올린 입장문에서 킹크랩의 사례를 들어 “핵심은 기계적 조작”이라며 리박스쿨의 형사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A씨의 말처럼 육총이 2020년 손가락혁명단 교육을 했고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손군이 댓글 조작을 벌였다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기계적 조작을 벌인 셈이라 수사가 불가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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