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마이크 월츠(50)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외교안보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했다고 미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월츠 의원은 연방의원 중 최초의 미 육군 특수전 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으로 동성훈장을 네 차례나 받은 ‘전쟁 영웅’이다. 아프가니스탄·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진 여러 전투에 참전했으며, 아프간에선 탈영했다가 탈레반에 포로가 된 보 버그달 병장을 구출하기 위한 수색팀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주방위군에서 대령으로 전역했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특수부대의 영관급 지휘관은 싸우는 대상의 정치적 배경 등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며 “그만큼 제3 세계에 대한 시각이 넓고, 현역 시절부터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고민도 깊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월츠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방정책국장과 딕 체니 부통령의 대테러 고문을 역임하는 등 안보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이번 대선의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론 디샌티스가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나서며 공석이 된 지역구에 출마해 처음 배지를 달았다. 공교롭게도 전임자인 디샌티스 역시 미 해군 특수부대(SEAL) 장교 출신이었다. 이후 지난 5일 치른 선거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월츠는 “우리는 중국공산당과 냉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로 하원 내 대표적인 ‘대중국 매파’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이고,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 선수단의 불참을 주장하기도 했었다.
월츠는 특히 중남미에서의 중국의 비밀공작 활동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에서 100마일(약 160㎞) 떨어진 쿠바에 중국 스파이 기지가 있다”며 “중국공산당의 첩보 활동의 정교함을 고려할 때 이는 미국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먼로 독트린(먼로주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19세기 전반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먼로주의’라는 외교적 고립정책을 선택했듯이, 현재 미국 코앞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각종 위협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월츠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대해서도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북·러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협정을 맺자 “(양국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충분한 전략이나 제재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북한과 (중국·러시아 등) 그 후원자들로부터의 위협은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월츠는 6·25 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9년에는 워싱턴의 참전용사 기념비 인근 조경을 정비하는 프로젝트를 다른 하원의원들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