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과학의날과 대한민국

2025-04-20

과학의날(5월21일)이 올해로 58번째를 맞았다. 과학기술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학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해 정한 기념일이지만, 마냥 환영하기에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현주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를 의식하듯 6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들은 저마다 '과학입국' 실현을 강조하며 과학기술계 달래기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등 주요 분야에 앞다퉈 수백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공약 등으로 멈춰버린 과학기술 정책을 다시 움직이겠다는 포부다.

이에 더해 과기계는 국가 과학기술 시스템 개혁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4대 과학기술원 소속 과기인이 모인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은 최근 과학의날 정책요구안 발표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 과학기술혁신본부 지위 격상, 과학기술 정책 기능 강화를 위한 국회 내 과학기술처 설립 등을 주문했다. 정권이나 정부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독립된 R&D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새 정부가 들어설 즈음이면 과기계가 줄곧 요구했던 부분이다. 과학기술 전담 독립부처 출범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과거 부총리급 단독 부처이던 과학기술부를 과학기술과 타 분야 융합 형태로 이어오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던 다기능 부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과기계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효과적인 거버넌스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겠으나 이러한 목소리는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존중과 지위 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는 새 기준을 새로 정립할 때다. 어떠한 형태로든 강화된 과학기술 거버넌스 확립을 최우선으로 실행하고, 정확한 목표의 과학기술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다시 맞이할 내년 과학의날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튼튼한 근간 아래에서 과기계가 희망을 갖는 날이길 고대한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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