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만 걸어도 치매 예방한다고?"…'하루 5000보', 치매 시계 7년 늦춘다

2025-11-05

하루 3000보 걷기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초기 인지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14년간 50~90세 성인 296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일상적인 걷기 운동이 치매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발병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30대부터 뇌세포 사이에 쌓여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이어 타우 단백질이 엉키며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연구를 이끈 웬디 야우 박사는 "신체 활동이 타우 단백질 축적을 억제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하루 걸음 수를 만보계로 측정하고 평균 9년간 매년 인지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는 PET 촬영으로 뇌 내 단백질 축적 정도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하루 3000~5000보를 걷는 그룹은 인지 저하가 평균 3년 지연됐고, 5000~7500보 그룹은 최대 7년까지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걷기 활동이 거의 없는 이들은 타우 단백질이 빠르게 증가하며 기억력 감퇴도 빨리 진행됐다.

주목할 점은 걷기 운동이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가 이미 쌓인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걷기로 타우 단백질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증상 발현 단계에서 운동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걷기와 인지 저하 간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플로리다 신경퇴행성질환연구소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는 "특정 걸음 수만으로 알츠하이머 예방을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며 "비만이나 당뇨 전단계, 고혈압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걷기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규칙적 운동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다. 아이작슨 박사는 "동물 실험에서 운동하는 생쥐의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약 5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간 대상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운동이 인지 기능 개선에 기여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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