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모든 앱 품는다… 인터넷 '관문' 노리는 오픈AI [데브데이 2025]

2025-10-06

챗GPT가 외부 앱에 개방돼 인터넷 서비스의 ‘통로’로 진화한다. 인공지능(AI)으로 어느 앱이건 불러와 대화하듯 소통할 수 있게 해 모든 서비스를 관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이 지녀온 인터넷의 관문 지위를 오픈AI가 위협하려 한다는 분석이 따른다.

6일(현지 시간) 오픈AI는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데브데이 2025’를 열고 챗GPT 앱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에이전트 키트, 프로그래밍 AI 코덱스, 앱인터페이스(API)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11월 첫 데브데이 당시 1억 명이던 주간 사용자가 현재 8억 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이 여정은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여러분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 즉 AI를 더욱 쉽게 사용하고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챗GPT 앱 SDK는 외부에 존재하는 기존 서비스를 손쉽게 챗GPT에 연결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챗GPT 대화창에 타 서비스를 언급하고 작업을 요청하면 AI가 서비스를 찾아 업무를 완료한다. 손으로 그린 도표를 챗GPT에 업로드 한 후 “피그마를 이용해 깔끔한 그림 파일로 그려줘”라고 요청하거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를 언급하며 “내 기존 재생목록에 기반해 파티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해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챗GPT가 사용자와 기존 대화를 기억하는 만큼 외부 서비스 간 유연한 연계도 가능하다. “캔바를 사용해 강아지와 산책하는 스타트업의 시드 피칭 PT를 만들어줘”라고 요구한 뒤,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은 도시를 챗GPT에 추천받고, 추천 받은 도시의 집을 부동산 검색 서비스 ‘질로우’로 찾아볼 수도 있다. 필터링도 간단하다. 기존 서비스가 제공하는 한정된 필터 대신 “마당이 딸리고 강아지 산책용 공원과 가까운 일정 금액 이하의 집을 찾아줘”라는 식의 질문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앱 SDK는 부킹닷컴, 엑스피디아, 캔바, 코세라, 피그마, 스포티파이, 질로우 등 일부 서비스를 대상으로 영어 사용자에게 우선 제공된다. 연내 더 많은 파트너사가 추가될 예정으로, AI와 외부 데이터 간 연결을 돕는 개방형 표준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MCP를 지원하는 서비스라면 연계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올트먼은 “개발자들을 위해 오늘부터 앱SDK 구축 프리뷰를 제공한다”며 “올해 말에는 개발자들이 앱을 제출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앱 수익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전트 키트는 AI 에이전트 구축을 돕는 ‘노코드’ 도구다. 레고 블럭을 쌓듯 오픈AI가 준비한 아이콘만 배치하고 필요한 데이터만 입력해주면 손쉽게 AI 에이전트가 생성된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7분여 만에 오픈AI 데브데이 2025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은 AI 에이전트 챗봇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즉각 적용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올트먼은 “에이전트를 둘러싼 모든 흥분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산에 투입되거나 사용되는 경우가 드물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기능을 사용해야 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에이전트 키트는 개방형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빌딩 블록 세트로 AI 에이전트를 구축, 배포 및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첫 선을 보인 프로그래밍 AI 코덱스는 이날을 정식 출시된다. 업무 협업 툴인 슬랙과 통합돼 동료와 손쉽게 작성 중인 코드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올트먼은 “코덱스 사용량은 8월 초 이후 10배 늘었고 코덱스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매주 70% 더 많은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한다”며 “일본에서는 89세 은퇴자가 챗GPT 도움으로 코딩을 독학해 노인을 위한 11개의 아이폰 앱을 구축했다. 지금은 개발자가 되기에 역사상 최고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AI 모델을 끌어다 쓰는 API에서도 신규 발표가 이어졌다. 우선 최근 공개돼 주목 받고 있는 동영상 AI 모델 소라2가 API로 제공된다. API에서 최고급 일반 AI 모델인 GPT-5 프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기존 대비 70% 저렴한 GPT-리얼타임-미니 음성 모델도 등장했다.

오픈AI는 챗GPT 앱 SDK를 통해 2023년 말 공개했던 ‘GPT스토어’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GPT 스토어는 챗GPT ‘내부’에 앱을 출시하는 폐쇄형 플랫폼으로 확장성에 한계를 보였다. 이에 외부 서비스를 챗GPT에 접목할 수 있는 개방형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이는 검색과 플랫폼 생태계를 장악한 구글에 대항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AI 모델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는 와중 지표 경쟁에서 벗어나 사용자경험(UX)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엿보인다. 성능에 차별점이 없다면 더 편리하고 접근성 높은 AI가 승리한다는 판단이다. 올트먼은 “우리의 목표는 AI를 모두에게 유용하게 만드는 것으로, 오픈AI가 새 시대를 위한 훌륭한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며 “몇달 또는 몇년이 걸리던 소프트웨어 구축에 몇 분이면 충분하게 됐다. 이제 필요한 거대한 팀이 아닌 ‘좋은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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