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투자 성공 비결은 전략적 분별력

2025-06-10

지난 20년간 생명과학의 발전은 눈부셨다. 특히 유전자 치료제는 희귀질환 치료의 문을 열었고, RNA 백신은 팬데믹 대응을 혁신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은 질병 진단과 신약 개발 속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산업은 구조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

신약 개발은 여러 산업 분야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자본 집약적인 과정이다. 초기 연구 단계부터 규제 승인까지 평균 12~15년이 걸리고, 비용은 최대 40억 달러에 달한다. 매년 3000억 달러 이상 이 분야에 투자되지만, 비효율적 구조 탓에 약 1700억 달러의 자금이 부족하다. 그 결과는 안타깝다. 전 세계 수천 종의 희귀질환 중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승인한 치료제가 있는 경우는 10% 미만이다.

높은 성장성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만, 생명과학 산업은 불확실성이 극심하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세 가지를 주목하라. 첫째, ‘제품 중심 투자’다. 기업 지분에 투자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의약품이나 승인을 받은 치료제의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임상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단계별 마일스톤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개발 단계마다 성과를 평가할 핵심 목표인 마일스톤을 설정하고, 마일스톤을 충족할 때만 후속 투자를 집행하는 방식이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손실을 조기에 제한할 수 있어, 실패 확률이 높은 산업에 적합하다.

셋째, 전문성 확보를 위한 협업이다. 이 산업에서 투자 성공 여부는 전문성에 크게 좌우된다. 의학적 이해와 제품 개발 과정에 대한 지식 없이는, 개별 투자자가 직접 유망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료 전문가들이 참여한 전문 운용사를 통한 간접 투자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이들은 임상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신제품의 환자 효과, 시장성, 경쟁 환경을 종합 분석하며, 자금 제공을 넘어 임상시험 설계나 전략 수립에도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팬데믹 이후의 의약품 수요 확대는 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이다. 여기에 AI와 유전자 기반 기술의 진보가 더해지며 산업은 확실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러나 높은 R&D 비용과 실패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낙관이 아니라 전략적 분별력이다. 제품 중심 투자, 마일스톤 기반 자금 배분, 그리고 전문성 있는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자는 이 복잡한 산업에서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닉 갈라카토스 블랙스톤 생명과학 부문 글로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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