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연 5000억 원 이상 판매되는 SK바이오팜(326030)의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가 국내에서 41번째 신약으로 허가 받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를 받고 판매를 시작해 경쟁력을 입증한 뒤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성인 뇌전증 환자 치료제 ‘엑스코프리정(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을 국내에서 개발된 41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엑스코프리정은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의 균형을 정상화한다. 식약처가 신속한 신약 허가를 위해 올해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을 적용해 허가하는 첫 품목이기도 하다.
SK바이오팜은 2001년 국내에서 후보물질 연구를 완료한 후 글로벌 임상을 거쳐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이스라엘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출시 후 누적 처방 환자 수는 14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허가로 미 FDA 허가 6년 만에 국내에도 출시하게 됐다. 국내 판매는 동아에스티(170900)가 맡는다.
국내 제약업계는 그동안 국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후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왔다. LG생명과학의 항균제 ‘팩티브정(5호 신약)’, 유한양행의 ‘렉라자(31호)’, 한미약품의 ‘롤론티스(33호)’ 등 국내 신약들은 모두 식약처 허가 후 해외에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해외에서 먼저 출시한 후 국내로 제품을 들여오는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약효에 대한 자신감과 개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임상 비용은 최대 수천억 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통상 국내에서 먼저 허가를 받고 어느 정도 매출기반을 다진 후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면서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역발상에 도전해 결국 성공을 거둔 것으로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아 이미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보건당국과의 보험 약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를 비롯해 뇌전증 환자들도 효능이 입증된 엑스코프리의 국내 허가를 반기고 있다. 이번에 성인 뇌전증 환자에서 이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발작 치료의 부가 요법으로 허가됐기 때문에 기존 항뇌전증약 투여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엑스코프리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해외에서 처방받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로 불편함이 컸다”며 “학회, 환자 단체, 국민청원 등을 통해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았다”고 전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새로운 물질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97%인 5312억 원을 엑스코프리로 올렸을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우선적으로 엑스코프리와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CNS) 관련 제품을 ‘세컨드 프로덕트’로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텍 기업 인테론과 신경면역시스템 조절을 활용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치료제 후보물질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넥스트 CNS 전략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치료 영역과 파이프라인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人사이트]홍수지 오프리메드 대표 “디지털 트윈 임상 '옵티비스'로 신약개발 비용·기간 단축”](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0/31/news-p.v1.20251031.2838fabdaa5349c590870502b692c6f9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