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8.6억달러 순유출...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
주식 25억8000만달러·채권 12억8000만달러 순유출
한국 반도체 성장성 우려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
비상계엄 여파로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빼낸 돈이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이후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8억6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달 평균 환율인 1434.4원으로 환산하면 5조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정도 규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3월 (73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순유출은 한국 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25억8000만달러, 채권시장에서 12억8000만달러의 자금을 순유출했다.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출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순유출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18억5000만달러), 9월(55억7000만달러), 10월(41억7000만달러), 11월(29억5000만달러) 순유출이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으로 주식자금 순유출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12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한달간 12억8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이는 전월 (8억1000만달러)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한 가운데 국고채 만기 상환, 낮은 차익거래 유인 지속 등으로 채권자금도 순유출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1394.7원에서 지난달 12월 1472.5원까지 올랐다가 1월 13일 기준으로는 1470.8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매파 성향이 강화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고용지표 호조 등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부각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도 확대됐다. 12월 중 전일대비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5.3원으로 11월(4.7원)보다 소폭 확대됐다. 변동률은 12월 0.37%로 11월(0.34%)보다 컸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326억3000만달러로 전분기(342억6000만달러)에 비해 16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현물환(원달러) 및 외환스왑 거래가 각각 12억4000만달러, 11억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금리는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둔화 우려 등으로 지난 13일 기준 4.78%로 11월말(4.17%) 대비 0.61%p 증가했다.
12월 중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국내 은행의 단기 및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가 하락하는 등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지속했다.
대외차입 가산금리의 경우, 단기 차입금리는 25bp로 전월(30bp)보다 5bp 감소했다. 중장기 차입 가산금리는 45bp로 전월(72bp)보다 27bp 감소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6bp로 전월(34bp)보다 2bp 높아졌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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