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펠리클'로 판도 뒤집기는 아직?..."아직 초기단계, 수많은 테스트와 수율의 장벽 넘어야 "

2024-11-26

EUV 쓰면서 펠리클 중요도 높아져

삼성 CNT 펠리클, 기초 특성 확보

양산과는 달라...테스트 더 넘어야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펠리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반전의 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펠리클이 무엇인지,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자체 펠리클을 양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시(市)에서 열린 '포토마스크 테크놀로지 2024'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발표 중 펠리클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현지 행사에 참석한 펠리클 연구가 A씨는 "1일에 삼성전자 발표가 있었다. CNT(탄소나노튜브) 펠리클 '특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특성 확보'가 '양산'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A씨는 선을 그었다.

그는 "양산하기 전에 기초 특성을 간접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투과도, 안정성, 열적인 부분 등 기본적인 체크를 하는 것인데, 이러한 기초 특성이 확보되고 난 뒤에 펠리클을 대형으로 만든다. 대형 펠리클을 마스크에 실제로 붙여서 패터닝, 균일성(uniformity), 내구성 등을 테스트하고,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 양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은 연구소(lab) 단계에서 기초 특성 평가를 했는데, 필요로 하는 기초 특성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양산과는 다른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 B씨도 "삼성전자의 펠리클 개발이 양산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 기초 특성 확보라는 중요한 단계를 넘은 것은 맞겠으나 최선단 공정에서의 주도권을 논한다면 그건 일종의 과장"이라고 말했다.

펠리클이 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에 정통한 C씨는 "EUV(극자외선) 공정에서 펠리클이 중요도가 높아진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30%이던 수율을 두 배, 세 배 높일 수 있을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A씨도 "수치화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수율이라는 것은 '웨이퍼 100장을 넣었을 때 몇 개가 살아나오느냐'다. 펠리클이 없어서 50%의 수율을 보인다고 치면, 펠리클이 있을 때의 수율은 53~55%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펠리클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리소그래피(노광) 공정 전체에서의 비중은 낮다는 것이다.

리소그래피 과정이 길고 지난한 것이 그 배경이다.

C씨는 "공정기술은 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며 "먼저 재료들이 준비가 돼야 하고, 이 재료들을 볶고, 데치고, 조미료를 넣고, 기름에 또 튀기고... 단계가 10개가 넘는다고 치면 이 중에서 무엇 하나의 비중이 몇 퍼센트다, 절대적이다, 등의 표현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펠리클이 전체 수율을 몇 배 올릴 수 있다'는 식의 평가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펠리클의 중요도를 무시할 것은 아니다.

펠리클로 수율이 3~5%밖에 올라가지 않는다는 의견에 대해 B씨는 "수율을 1%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펠리클이 수율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펠리클이 잘 돼야 긍정적 영향이 있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펠리클은 EUV를 사용하게 되면서 더욱 중요도가 높아졌다.

C씨는 "펠리클은 반도체 공정에서 마스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리소그래피에서 예전에는 ArF(아르곤플루오라이드) 레이저, 그 전에는 KrF(크립톤플루오라이드)를 썼다. 이 때 펠리클의 중요도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파장이 짧은 EUV에서 펠리클의 중요도는 높아졌다"고 말했다.

복잡한 리소그래피 공정에서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노하우가 관건이다.

C씨는 "최고의 첨단 기술을 쓰려면 EUV라는 리소그래피 장비가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걸 사온다고 해서 웨이퍼 수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장비를 파는 ASML은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고, 실제로 칩을 만드는 삼성전자나 TSMC는 이 기계를 잘 적용해야 한다. 그 기술은 각 회사의 노하우, 바로 기술력이다"고 말했다.

'포토마스크 테크놀로지 2024'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모여 포토마스크 기술을 토론하는 포럼이다.

초창기 행사는 '베이 지역 크로미엄 사용자 소사이어티'의 약자를 따 BACUS라고 불렀다. 현재도 별칭인 '바커스'로 흔히 불린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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