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Feminism)이 새로운 에프워드(F-word: 성적인 욕설을 우회적으로 의미)가 된 시대, 여성(F)의 관점으로 금기에 반기를 드는 칼럼 [에프워드]입니다.
“10년 뒤, 여자가 결혼에 안달하는 날이 옵니다.”
“나이 먹어봐라. 바로 후회한다.”
‘비혼 여자의 미래’를 검색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반응이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겉으론 행복하더라도 속으론 불안하며, 말년엔 결국 후회하리란 공격은 무척 흔하다. 이러한 공격엔 ‘결혼하지 않음=혼자 삶=외롭고 비참함’이라는 등식이 전제돼 있다. 지난 미 대선에서 비판을 받았던 ‘캣레이디’(아이 없이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 발언도 이 등식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세상은 미·비혼 여성을 향해 너무 쉽게 ‘딜’을 넣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정말 혼자 적적하게 늙고마는 것일까? 30대 싱글 여성의 눈으로 봤을 때 저 등식에서 가장 의아한 부분은 ‘혼자 삶’이다.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살고 그 결과 외로운, 저 셋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삶도 물론 있겠지만 결혼을 안 했다고 해서 꼭 혼자 살라는 법은 (논리적으로)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미·비혼 여성의 삶을 살아보지도 않은 이들(아마도 대부분 남성들)이 겁을 주려는 모양새가 달갑잖았다. 자신도 가보지 않아 모르는 길을 ‘맨스플레인’하는 행태에 ‘실증 사례’로 반기를 들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결혼을 통하지 않고도 외롭지 않게, 함께 잘 사는 여성들을.
더 정확히는 동성 친구와 살림을 합친 여성들이다. ‘어른이 돼선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들 한다. 친구와 함께 살겠다고 하면 ‘끝이 안 좋다’며 말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과연 같이 살 친구를 찾는 것이 결혼할 이성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울까? ‘어른이 돼서’ 만난 남자와 같이 살 수 있다면 역시 ‘어른이 돼서’ 만난 친구와 함께 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넓은 집에 혼자 사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청년이 그런 집을 혼자서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까 ‘같이’ 해보자, 더 큰 그릇에 우리를 놓아보자.”
- 김은하
“같이 술마시고 산책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집에 있다.”
- 황선우
출발은 나와 같은 30대 여성들의 이야기다. 물론 20대에도 자취를 시작하며 룸메이트,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오래 살 ‘내 집’에 관한 고민은 30대 중반쯤 접어들면서 무르익는다. 커리어에 따라 주로 살게 될 지역이 대략 정해지는 데다, 결혼 여부를 둘러싸고도 스스로의 결정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요컨대 주택 구입을 위해 혼자서 끌어올 수 있는 대출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동네에 임장을 다녀볼지를 진지하게 따져보게 되는 나이가 내 경우엔 30대 중반이다.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이하 ‘여자 셋’) 저자 김은하는 20대 초반부터 여러 형태의 동거를 경험했다. 첫 독립이었던 고시텔부터 원룸, 투룸, 오피스텔을 거쳐 이젠 친구 둘과 함께 서울의 한 30평대 아파트에서 월세를 살고 있다. 원룸, 투룸, 오피스텔에서도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늘상 룸메이트와 살았던 저자가 아파트 월세를 결심한 이유는 간명하다. 친구들과 더 넓은 집에서 더 잘 살고 싶어서.
한창 사회 생활을 하는 연령대이기에 집에 함께 붙어 있을 시간은 많지 않지만, 운동하고 여가를 즐길 상대를 한 집에 두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비해 확연히 넓어진 공간, 남지 않는 식재료, 더 커진 냉장고 등도 ‘혼자 좁은 집에 살기’에 비해 더 나아진 점이다.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저녁은 무조건 함께 보내기로 약속도 했다.
그런가 하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이하 ‘여자 둘’) 저자 김하나(49)와 황선우(48)은 아예 아파트를 함께 구입했다. 둘 다 사회 생활 연차가 꽤나 쌓인 시점이었기 때문에 공동으로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다. 둘은 2010년 트위터에서 서로를 처음 알게 돼 일년에 한두번 보는 사이였고, 단둘이 보게 되기 까진 6년이 걸렸다. 이처럼 ‘다 커서’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살게 된 데에는 동향, 동문, 같은 취향 등 여러 공통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여자 둘, 고양이 넷’으로 구성된 자신들의 집을 분자식 ‘W2C4’로 표현한다(고양이 한 마리는 고양이별로 떠났다). 꽤나 안정적으로 결합돼 ○○동의 한 가정으로 어엿히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여자 둘’ 초판이 2019년 출간됐고 지난해 개정판이 나왔으니 일단 5년은 무탈히 유지된 것이다. 40대에는 서로가 결혼하지 않을 것이 더욱 확실해지기 때문에 노년까지 함께 살 친구를 만나기가 오히려 더 용이한 것도 같다.
자산이고 살림이고 합치면 그만큼 커진다는 건 간단한 산수인데, 친구와 합칠 수 있다는 생각은 왜 못 해봤는지 문득 의아해졌다. ‘친구와 살면 끝이 좋지 않다’, ‘우정이 깨진다’는 선입견도 한몫 했던 것 같다. ‘여자 둘’과 ‘여자 셋’을 통해 서로 같이 잘 살기를 진지하게 노력하는 관계라면 과정과 결말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리란 점을 깨닫게 됐다.
‘여자 셋’, ‘여자 둘’의 함께 살기를 읽다 보면 예전에 유행했던 시트콤이 떠오른다. 친구 여럿이 한 집에 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시트콤 말이다. 시트콤 주인공들이 싸우면서도 결국 화해하고 “우리는 가족”이라고 껴안곤 했듯이 두 책에도 우당탕탕 하면서도 끈끈해지는 모습이 드러난다. 에피소드 중에는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고 눈물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도 있어, 역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결혼길을 걷지 않는 여성 중에는 (나 포함) 독립성이 강하고 자기만의 공간을 귀하게 여기는 성향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99개가 다르고 1개만 같아도 ‘함께 삶’을 꾸릴 수 있다는 것, 공통점에서 시작했더라도 관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건 결국 차이점이라는 것을 이번에 배웠다. 김은하는 “잘 맞아서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안 맞지만 같이 산다. 같이 살기로 했으나 맞춰갈 뿐”이라며 “친구와의 동거를 결혼보다 겁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타인은 누구든 쉽지 않은 존재”라고 깨달음을 전한다. 이거, 어째 결혼 선배들의 조언과도 비슷한 것 같다.

“우리는 요양원 같은 데 안 가고 서로 조금씩 도와가면서 여기서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우리끼리 같이 도와가면서 그렇게 지내고 싶다.”
- 이경옥
“우리가 생활하면서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된 건 돌봄이다. 서로 돌봄이야말로 확실하다.”
- 이혜옥
나를 포함해 현재 미·비혼인 2030 여성은 ‘나의 미래’로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노년을 접해본 적이 별로 없다. (특히 서울에서) 동년배에서 열 살 위 정도까진 혼자 사는 여성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중장년이나 노년으로 가면 ‘돌싱’이 아닌 이상 확실히 사례 자체가 드물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2021년 방영된 KBS 다큐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이하 ‘세 할머니’)는 가뭄에 내린 단비였다. ‘세 할머니’에는 경기도 모처에 전원 주택을 지어 함께 사는 세 노년 여성의 동거 생활이 그려진다. 주인공 이혜옥, 심재식, 이경옥은 올해 72세(방영 당시 68세) 동갑내기다. 이혜옥과 심재식은 공장장과 관리이사로 함께 일했던, 50년을 함께 한 지기다. 가장 늦게 합류한 이경옥은 남편과 사별 후 ‘친구 없는 서울에서 아들네와 살기’가 아닌 친구들과 살기를 택했다.
이들은 마당 너른 집에서 함께 밥먹고, 노래 부르고, 마스크팩을 하며 알콩달콩 지낸다. 집엔 이경옥의 아들 부부와 손주가 찾아오기도 하며, 별채 시니어 공유 공간 ‘노루목 향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방문해 취미와 소일거리를 함께 한다.
바다 건너에도 유사한 노년 여성 공동체가 있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이하 ‘마흔 이후’)의 주인공 캐런, 루이즈, 진의 사례다. 이들은 모두 독립적인 성향으로 50대까지 각자 행복하게 살다가, 은퇴를 고민할 시기가 되면서 10년~20년 이후에는 혼자 살기가 버거워질 것 같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각자 주거비를 부담하면서 집을 유지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졌다.

‘마흔 이후’의 원제는 ‘마이 하우스 아워 하우스’(My house, Our house·나의 집, 우리 집)이다. 이들은 서로 고양이를 돌봐주고 함께 여행을 다녀본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의 집 ‘섀도론’을 매수해 10년 넘게 함께 살았다. 같이 전구를 갈고, 정원을 관리하고, 차를 마시는 시간이 쌓이며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때문인지 ‘세 할머니’보다 개인의 사생활을 더 보장한 공동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것을 함께 살기의 가장 큰 이점으로 꼽는다. 이들이 주고받는 돌봄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아침에 밥 먹자고 부르기, 같이 기타치고 노래하기, 밭일하기, 차 마시기, 실없는 이야기하며 웃기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일상에 고립이 끼어들 틈이란 없어 보였다. 한 지붕 아래 사는 친구들은 노년의 가장 큰 적인 적적함과 무력감을 물리치는 강력한 방패인 것이다. 웬만하면 결혼을 했던 세대적 특성상 ‘세 할머니’와 ‘마흔 이후’에는 자녀를 둔 이가 1명씩 있는데, 이들의 자녀는 공통적으로 “어머니가 혼자 계시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살아서 안심된다”고 말한다.
실버 타운을 비롯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입주 시설이 ‘모든 것을 챙겨준다’는 문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기)가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노후라는 문제제기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직역하면 원래 살던 곳에서 늙어간다는 뜻이다. 익숙하고 편한 공간에서 기존의 인간관계와 사회적 유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직 노년에 접어들지 않은 이로서 상상컨대, 한 집에서 친구들과 복닥복닥 밥 해먹고 취미 생활을 즐기는 노인이 많아진다면 가족과 지역사회의 돌봄 부담도 줄어들 것 같다. 우리 세대의 노년에는 더 많은 노루목 향기와 섀도론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위 사례 속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동성 친구와 함께 사는 장점으로 ‘서로의 가족에 대한 책임이 없음’을 꼽는다. 내 동거인의 가족이기에 감사와 친근함은 갖고 있지만 명절에 찾아뵙기, 효도하기, 부양하기 같은 의무, 흔히 한국의 가족 관습에서 ‘며느리 도리’라고 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동거인의 가족과 평범하게 연락을 주고 받고 반찬을 나누고 경조사를 챙기는 등 함께 사는 이로서의 정을 나눈다. 상대의 부모님(혹은 자녀)도 내 딸(혹은 내 엄마)이 돌봐줄 친구와 함께 산다는 데에 안심하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한국적 비유로 요약하자면 ‘며느리 도리 없이 사위 대접은 받는’ 것 같았다.
또한 살림을 합치기 전 꼼꼼하게 서로의 성향과 함께 살기 규칙을 확인한 것도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여자 둘’의 김하나는 ‘결혼 전 물어야 할 13가지 질문’을 차용해 황선우와 자기 자신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차 한 대, 소파 하나, 신발 한 켤레에 쓸 수 있는 최대 액수”, “공연 한 편, 식사 한끼, 와인 한 병 등등에 쓸 수 있는 최대 액수” 같은 것들이다. 소비 성향만을 물어보는 듯 싶지만 사실 가치관과 삶의 우선 순위를 알 수 있는 질문이다. ‘여자 셋’ 역시 “외박하면 사전에 이야기하기”, “개인 빨래와 개인 방 청결은 각자 알아서” 등과 같은 공동생활 7개 수칙을 사전에 마련했다.
‘마흔 이후’의 세 여성은 계약서와 소송의 나라 미국답게 변호인의 자문 하에 법률협약서를 작성했다. 누군가의 사망, 재정적 위기, 공동체 이탈 등에 대비한 협동주택 파트너십 협약서를 마련한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세금 등을 동등하게 분담하고, 생활비는 매달 15일 공동 계좌에 입금하고, 공동체 내 지분을 다른 이에게 이전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을 문서화했다. 이들은 함께 살기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예비 파트너의 종교, 정치적 성향, 질환, 도움이 필요한 가족 유무 등을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위 사례를 관통하는 시사점은 이들이 이미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는 것이다. ‘부부와 자녀’가 아닌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일컫기 위해 과거 ‘대안가족’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지만 이들의 사례를 보면 이제는 그조차 낡은 느낌이 든다. ‘정상가족’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결합이 아니라 생각보다 흔하고, 자연스럽고, 또 잘 살고 있는 ‘그냥 가족’의 모습이 이들에게서 보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주거 합치기를 넘어 일상, 경조사, 돌봄까지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의 가족 말이다. 이러한 삶이 무엇에 대한 대안인지를 굳이 묻고 답하자면 외로운 삶, 작은 집에서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혼 여성으로서 딸 둘을 입양한 이야기를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로 출간한 백지선 작가는 가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2022년 5월 주간경향 인터뷰). “가족이란 ‘정서적으로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들’이다. 어떤 의미에선 친구나 공동체도 가족이다. 누구에게나 가족이 필요한데, 지금 가족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굶어 죽지 않는 건 국가에서 해줄지 몰라도, 자신을 ‘정서적으로’ 지켜줄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백지선 작가는 ‘혈연만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례가 부부라고 했다. 백 작가의 말처럼 피 섞이지 않은 이들도 결혼으로, 입양으로 가족이 될 수 있다면 같이 사는 친구가 가족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모두가 외로움을 앓는 시대, 가족 탄생의 새로운 분자식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혼자 쓸쓸히 사는 것도 아니며, 독점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영원히 함께 사는 것은 더더욱 아닌 세상이다. 누구든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는 홀로 될 수 있다. 그때 ‘뜻 맞는 지인, 전 직장 동료, 여고 동창과 같이 사는 것도 방법이겠다’를 유효한 가능성으로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불안과 외로움이 줄어들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죽어도 혼자 살아야 되는 사람이야’라고 선을 긋지는 않기로 해본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떤 이의 결혼 축하 메시지에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친구와의 동거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친구와 함께 사는 삶에 관한 격언이 더 풍부해지길 기대한다.
▶ 이번 [에프워드] 어떠셨나요? 입주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https://forms.gle/5MmnAyvfFotMbKgc7 )
*같이 사는 친구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원가족이 아니더라도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형성된 동반자 관계를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는 점점 커지고 있다. 21대 국회에선 2023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으나 국회 임기가 끝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난해 5월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에선 아직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상 발의된 관련 법안은 없다.
지난해 말 배우 정우성씨 혼외자 출산 사실이 알려지며 가족 관계를 확대하는 법안의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현 22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거 및 부양·협조 의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는 생활동반자법(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연대관계인을 지정해 한부모가정·1인 가구의 수술 등을 가족 대신 동의할 수 있는 연대관계등록제(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녀 동거를 계약 관계로 묶어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등록동거혼제(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의 안이 한때 거론됐다.
*이런 자료를 봤어요
-책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2024). 김은하 지음. 서스테인.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개정판)>(2024). 김하나·황선우 지음. 이야기장수.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2014). 캐런 지음. 안진희 옮김. 심플라이프.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2022). 백지선 지음. 또다른우주.
-방송
KBS 다큐온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2021년 9월10일 방송)
EBS 건축탐구집 <조립식 가족, 친구와 살고 있습니다>(2024년 12월31일 방송)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시즌 6로 돌아온 플랫레터!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밀려드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쉽게 흘려보내기 쉬웠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는 여성(F)의 관점으로 금기에 반기를 드는 칼럼 [에프워드]를 넷째 주 화요일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이정표이자 버팀목이 된 여자 선배들의 인터뷰 [여자, 선배, 언니들]을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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