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주자 탐구
아버지, 저 딱 한 달 동안 공부만 좀 하면 안 될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달요.
부친이 눈에 쌍심지를 켰다. 여지없었다.
도시로 간 부친은 ‘수전노’가 돼 있었다. ‘내 집 마련’이 지상 과제가 된 그는 부인과 자녀들을 모두 ‘돈벌이 전선’에 내몰았다. 고향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재명은 성남에 온 뒤 중학교 문턱도 가보지 못한 채 공장에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도 배움에 목말라 있었다. 아버지를 조르고 조른 끝에 “돈은 계속 벌겠다”고 굳게 약속한 뒤 일과시간 이후를 이용해 검정고시 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경야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날, 그는 큰마음을 먹고 아버지에게 “공장을 딱 한 달만 쉬고 공부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애원했다.
하지만 부친은 크게 화를 내면서 “그럴 거면 학원도 끊으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고도 분이 덜 풀렸던지 손찌검이라도 할 양인 듯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때 누군가 아버지를 가로막고 나섰다. 어머니였다.

남편의 횡포와 무능력 탓에 몇 년간 반(半)과부로 살면서 자신을 혹사하며 자녀들을 건사하다가 죽음의 문턱까지 넘나들었던 그 어머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에 저항하기는커녕 말대꾸 한 번 없이, 조용히 살던 그 어머니였다. 남편은 물론이고 이재명까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니의 다음 행동에 두 사람은 또 한 번 크게 놀랐다. 그 조용하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정면으로 대들면서 고함을 질렀다.
한번 터진 물줄기는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