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오일머니에서 ‘팔콘 이코노미’로
K스타트업의 이유 있는 중동行
사막의 모래바람, 오일머니, 세계에서 제일 높고 크고 화려한 건물 집합체인 관광지. 혹시 아랍에미리트(UAE)를 떠올렸을 때 이런 키워드만 생각난다면 이제 인식을 업데이트할 차례다. UAE는 전통적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전략, ‘팔콘 이코노미’에 온 힘을 쏟아붇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9일(현지시간) 방문한 UAE 아부다비는 공항부터 행사장,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체가 IT 기술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아부다비 거주자 필수 앱 ‘TAMM’이 대표적 사례. 정부가 제공하는 원스톱 디지털 플랫폼으로 공과금 및 교통 관련 비용 납부, 의료 서비스 예약, 부동산 관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면이 기본인 한국과 달리 부동산 계약도 종이 없이 TAAM 앱에서 모든 게 끝난다.
도시의 기술 친화적 환경은 IT기업 진출로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부터, 한국 스타트업까지 앞다퉈 아부다비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자본, 기술, 인력이 모여들다 보니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 기회가 여기저기서 꿈틀거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 짐 싸들고 가도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까? 아부다비엔 어떤 ‘꿀단지’가 숨겨져 있길래? 요즘 중동 IT 비즈니스가 궁금하시다면, 오늘의 리포트 주목.
1. 다시, 모래바람이 분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은 세계 건설 기업들을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으로 불러들였다. 그런데 지금 다시 돈도, 사람도 중동으로 모이고 있다.
빅테크 각축장: 최근 아부다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전략적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MS, 아마존, 구글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아부다비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거나 현지 기업과 협력하며 중동시장 공략 중. UAE가 투자한 AI 기업 G42는 지난 4월 MS로부터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받았다. 당시 양사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 기반으로 G42의 AI 서비스를 확장하고, 중동·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첨단 AI와 디지털 인프라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협력 목적을 밝혔다.
오일머니의 축적: 오일머니의 상징같이 된 국부펀드, 최초가 아부다비인 걸 아시는지. 요즘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아부다비 개발지주회사(ADQ) 등 국부펀드는 기존 금융 투자뿐 아니라 AI, 혁신 기술 기업 등으로 투자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국부펀드의 전체 투자액은 전년 대비 80.4% 증가한 981억 달러에 달했다.
스타트업도 몰린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기업들이 아부다비로 이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의 중고차 플랫폼 CARS24(기업가치 18억4000만 달러)는 아부다비 정부 산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HUB71과 협력해 아부다비로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HUB71은 “(해외 유니콘급) 14개 기업이 아부다비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아부다비가 글로벌 기술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스타트업 코호트(특정 행동 양식을 공유하는 집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 아부다비가 ‘중동 IT 거점’으로 뜨는 이유
아부다비통계청(SCAD)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부다비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은 비(非)석유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테크 소비국이었던 UAE는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테크 생산국으로 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