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노재원의 대쪽 같은 수사 신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어느덧 중반부를 넘어선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매주 감각적인 연출과 몰입도 높은 전개로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작품 속 환기 역할을 하는 대홍의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그의 가치관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지난 6회 방송에서는 다시 한번 가출팸 인원들의 참고인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중 태수는 은진을 신문했지만, 지난 조사 때 협조했다가 영민에게 보복당한 만큼 은진은 입을 굳게 닫았다. 그것도 잠시, 태수는 은진이 가정 폭력 피해 자녀인 점을 이용해 결국 원하는 답을 얻어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대홍은 태수에게 크게 실망했다. 이내 조사를 마친 태수를 쫓아간 대홍은 은진의 약점을 이용한 신문 방식에 대해 따져 물었고, 오히려 당당하게 나오는 태수의 태도에 충격받은 듯 “팀장님 이런 분인지 정말 몰랐네요”라며 답했다.
이후 성희의 진술을 받기 위해 어진과 함께 가출팸 숙소로 간 대홍. 그는 주변을 살피던 중 어진이 성희의 아들에게 성희와 준태에 대해 캐묻는 것을 발견했고, 대홍은 아이를 감싸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어진은 어이없다는 듯 우리 수사하러 온 것이라며 따졌지만 대홍은 “김성희씨를 수사하러 왔죠. 겁먹은 애가 아니라”라고 단호함을 보였다. 이어 “경찰도 사람이에요. 조사받는 것도 사람이고. 저희 앞으로 좀 사람답게 하자는 것뿐이에요, 저는”이라고 감정을 억누르듯 얘기해 대홍의 확고한 신념이 다시 한번 잘 느껴졌다.
이에 구대홍 경장이 왜 유독 감정적인 수사를 고집하는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커진 가운데, 그의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대홍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사실 대홍은 과거 압박 수사의 피해자 가족인 것. 그는 강간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형을 위해 처음에는 거짓 알리바이를 증언했지만 얼마 못 가 이실직고했다. 그로 인해 더 심해진 압박 수사는 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운으로 이어졌고, 형이 아닌 진범이 나오면서 사건은 종결되었다. 대홍은 과거 경찰의 섣부른 의심과 판단으로 가족의 비극을 맛본 피해자인 셈. 그 마음은 짙은 후회와 눈물로 얼룩졌고, 지금의 대홍이 되었다.
이렇듯 노재원은 사람의 마음을 우선시하는 구대홍 경장의 모습들을 납득할 수 있게끔 회차마다 면밀히 녹여냈다. 특히 이성적 사고의 어진과는 극명하게 상반되는 대홍의 면들을 과하지 않고 밸런스 있게 풀어낸 것. 이와 같이 극의 균형을 잡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따스함을 선사하는 노재원이 과연 대홍이라는 인물을 마지막까지 어떻게 완성할지 기대를 높인다.
한편, 노재원이 열연 중인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매주 금, 토 오후 9시 50분 MBC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