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미성년자입니다”… AI로 나이 식별하는 英 소매업체

2025-01-22

영국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칼을 판매할 수 없다. 이에 온라인에서 식칼 판매가 막히자 한 소매업체가 규제기관 승인을 받아 사진으로 나이를 식별하는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백화점 체인 존 루이스는 AI 시스템으로 신분증 스캔 없이도 사진만으로 나이를 식별할 수 있는 요티(Yoti)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국에서는 흉기 난동 사건이 수차례 발생하자 지난 2009년부터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길이 3인치(약 7.62cm)가 넘는 칼이나 날이 달린 물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됐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일부 청소년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칼을 구매하자 온라인 몰에서는 칼 판매 페이지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존 루이스도 법에 따라 지난 2022년부터 온라인몰에서 칼 판매 페이지를 없앴다. 하지만 온라인 안전법에 따라 규제 기관인 오프콤(Ofcom)에서 사용을 승인한 요티 기술을 활용해 칼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요티는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성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연령 검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수백만 장의 얼굴 사진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I로 훈련시켜 인간의 판단보다 더 뛰어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SW)를 완성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존 루이스 온라인 몰에서 칼 구매 페이지를 누르면 나이 확인을 요청하는 팝업이 표시된다. 옵션을 수락하면 18세 이상임을 증명할 사진을 등록해 나이를 인증할 수 있다.

요티에 따르면 13~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AI SW는 이들을 25세 미만으로 99.91% 정확하게 식별했다. 오차는 약 1.3년 정도였다. 다만 업체는 백인이 아닌 경우 99.2%로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타인 사진이나 마스크를 써 우회하려고 해도 독립적으로 검증된 스푸핑 방지 기술이 적용돼 있어 불가능하다고 요티는 설명했다.

한편, 존 루이스의 조치는 영국 정부가 칼 판매에 대해 더 엄격한 규정을 도입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발표됐다. 노동당이 발의한 '로난 법'은 광범위한 무기를 금지하고 관련 제품 판매에 대한 신원 검사를 더욱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이다.

영국 경찰서장 협의회에서 칼범죄 담당 책임자인 스티블 클레이먼 지휘관은 “우리는 칼이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환영한다. 하지만 앞서 여러 번 말했듯 책임감 있는 소매 행위가 사건을 방지하는 데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스다, 모리슨, 테스코 등 영국 슈퍼마켓 체인들도 셀프계산대에 요티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체인들은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고객에게 실물 신분증을 요구할 필요가 없어 광범위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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