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은 수년간 잃어버린 인재들을 다시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탄 CEO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유능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현재의 인재들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텔 CEO로서 처음 공개 석상에 선 그는 이날 참석한 파트너사 등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혁신에서 뒤처졌다"며 "변화에 적응하고 여러분의 요구를 충족하는데 너무 느렸다"고 인정했다.
탄 CEO는 그러면서 "일하는 방식을 단순화하겠다"며 관료주의를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고 집중된 팀이 기민하게 혁신하며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며 "관료주의는 혁신을 죽인다"고 강조했다.
인텔 CEO를 맡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들었다"며 "내가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방관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지낸 그는 2022년부터 약 2년간은 인텔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한 바 있다.
하반기 1.8나노(18A) 공정의 차질 없는 가동도 재확인했다.
그는 "18A를 적용한 중앙처리장치(CPU)는 하반기 대량 생산에 들어가 연내 출하될 것"이라며 "새로운 첫 번째 외부 테이프 아웃(설계가 파운드리로 넘어가는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18A 공정은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공정이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1.8나노는 두 회사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작년 10월 18A 공정에 일부 차질이 발생해 2026년까지 1.8나노 공정에 들어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탄 CEO는 지난해 12월 사임한 팻 겔싱어 전 CEO의 뒤를 이어 이달 중순 인텔의 새 수장이 됐다.
전 CEO인 겔싱어는 2021년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세웠다.
하지만, 계속된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특히 2024년 8월 발표된 실적은 전문가들이 인텔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인텔은 1만5천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오하이오 공장을 포함한 일부 건설 계획도 연기했다.
인텔은 최근 디자인과 제조 부문의 기업 분할 매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브로드컴이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대만 TSMC는 인텔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 회사 설립을 위해 미국 반도체 기업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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