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닼닼 분쟁' 넥슨, 85억 손해배상 받아도 울상인 이유 [위클리 디지털포스트]

2025-02-18

DP 선정, 2025년 2월 17일(월) PC사랑 주간 뉴스

손해배상은 받았는데 기분이 찜찜...'다크 앤 다커' 저작권 공방

신작 흥행 부진, 차기작 '무소식'...엔씨소프트 부진 오래갈까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지난 주에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랐습니다. 흔히 3N이라고 부르는 넥슨·엔씨·넷마블에 크래프톤 등, 지난해 성적을 받아들고 웃기도, 울상을 짓기도 했습니다.

게임사들의 실적발표 기사를 눈여겨 보셨다면 게임업계가 '3N 체제에서 NK(넥슨·크래프톤)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식의 표현을 꽤 자주 접하셨을 텐데요. 넥슨이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고, 크래프톤은 영업이익만 1조를 챙기면서 파격적인 이윤을 벌여들였습니다. 두 회사가 국내 게임업계 'TOP 2'라는 걸 이제 부정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한편 이런 매출 줄세우기 식의 경쟁구도가 실제 두 게임사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드뭅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갤럭시·아이폰처럼 직접 경쟁을 하거나 서로 견제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이야기예요. 이건 게임사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경쟁 또한 장르라는 틀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NK 두 회사의 경우에는 FPS 장르인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와 '퍼스트 디센던트(넥슨)'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두 게임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게임은 따로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바로 '다크 앤 다커'라는 게임입니다.

지난 금요일과 주말 동안,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뜻밖에 한국 내 저작권 분쟁에 대한 판결 결과가 공유됐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370개 이상의 추천 투표(up vote)를 받으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커뮤니티에서 다뤄진 법적공방은 바로 게임 '다크 앤 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1심 판결이었습니다.

한국 내에서 개발된 게임을 두고 벌어진 저작권 공방에 대해 해외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건 소위 'NK'에 해당하는 넥슨이 엮여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크 앤 다커'라는 게임 자체가 해외에서 관심을 가질 만큼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다크 앤 다커'는 넥슨에서 개발되던 미공개 프로젝트 'P3'의 작업물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의혹의 주된 내용은 원래 넥슨에서 개발하던 게임, 'P3'의 자료를 핵심 개발자들이 퇴사하면서 빼돌린 후 아이언메이스를 설립,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는 거예요.

넥슨은 2021년 7월 '게임 소스 반출' 건으로 P3 팀에 있던 디렉터를 징계 해고했고, 8월에는 해당 디렉터를 대상으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아이언메이스 측에서는 "다크 앤 다커 개발과정에서 P3 관련 자료를 참고하지 않았고,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작품"이라고 반박했죠.

그리고 '게임업계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많은 논란과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소송의 결과가 마침내 지난 금요일(13일) 공개됐는데요. 1심 법원은 '다크 앤 다커'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지만, 넥슨의 프로젝트 'P3'의 '영업비밀'을 침해해 85억의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어쨌든 손해배상을 받게 되었으니, 넥슨은 웃을 수 있었을까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소송이 한참 진행되고 있던 2023년에, 크래프톤이 덜컥 아이언메이스로부터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의 라이선스를 사버렸기 때문입니다. 넥슨-아이언메이스의 저작권 판결을 두고 엉뚱하게 크래프톤이 웃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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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크래프톤이 약진하고 있는 사이, 기존 3N의 일원이었던 엔씨소프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작으로 내놓은 게임들이 잇따라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인데요. 지난 9월 수집형 RPG로 내놓은 호연은 출시 2개월 이후 개발팀 중 절반 이상이 희망 퇴직했고, '쓰론 앤 리버티'는 젊은 층에게도 중장년층에게도 호응받지 못한다며 '개고기 탕후루'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야심차게 출시한 '저니 오브 모나크'도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 실적 회복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는데요. 퇴직금 등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고, 엔씨의 주요 기대작도 출시일정이 소폭 밀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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