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일부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해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우크라이나는 전날(21일) 영국이 제공한 '스톰섀도(Storm Shadow) ' 장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의 폭약 및 로켓 연료 생산 공장을 타격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해당 공격이 "러시아 방공망을 뚫은 성공적 타격"이었다고 밝혔다. 러 국방부는 자국 방공대대가 브랸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57기를 파괴했다로 발표했을 뿐, 스톰 섀도 미사일 언급은 없었다.

이 무기로 러시아 본토 전략 시설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러 본토 타격 결정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에서 미 유렵사령부(EUCOM) 총사령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인 알렉서스 그린케비치 미 공군 대장에게 승인 권한이 이양된 직후 나왔다.
비록 영국이 제공한 무기이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미사일이 미국의 '정보 표적 데이터(Intelligence Targeting Data)'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스톰섀도 미사일과 미제 전술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 국방부는 미국산 미사일은 물론, 미국의 목표 데이터에 의존하는 다른 서방산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 내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사전에 심사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이 절차에 따라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의 서방 장거리 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갖게 됐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봄부터 스톰섀도를 포함한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내 사용을 개별 검토해왔고 줄곧 거부해 왔다. 이제 최근 승인 권한이 유럽사령부로 넘어가면서 우크라이나의 타격 폭이 넓어졌다고 WSJ는 진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방 무기 사용 제한 해제가 우크라이나에 전황 '게임 체인저'가 될 순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진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 지원을 검토했다가 철회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거리(약 2400km)에 비하면 스톰섀도(290km)는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판매를 승인한 유도 기능 포함의 사거리연장공격탄(ERAM) 미사일 사거리도 240~450km에 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이 러시아 깊숙이 침투하도록 허용한 것은 가짜 뉴스다! 미국은 그 미사일이 어디서 왔든, 우크라이나가 그 미사일을 어떻게 사용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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