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이 인기 많은 韓 시장서 유채색 인기
레드, 블루, 그린, 그레이 등 튀는 컬러
외관 부분 변경 거치며 유채색 차량 판매↑
신형 랭글러, 스포티한 인상 더욱 강해져
12.3인치 터치스크린, 1열 전동식 좌석 탑재
레저형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도 인기
지프가 유채색 모델의 판매 비율을 높이며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창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유채색 차량 판매 증가와 함께 출시된 지프의 스페셜 에디션들이 개성과 독특함을 선호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더 뉴 랭글러와 픽업 모델 글래디에이터는 스포티한 외관, 강력한 성능, 오프로드 주행력을 기반으로 단조로운 색상 중심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은 블랙, 화이트, 실버 등 단조로운 색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색이 넘치는 기조 속에서도 레드, 블루, 그린 등 유채색 차량 판매 비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브랜드가 있다. 오프로드 차량의 대명사 '지프'다.
올해 1월 부분 변경을 거친 '더 뉴 랭글러'는 더욱 스포티해진 외관이 유채색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랭글러는 1986년 출시 후 전 세계에서 500만대 이상이 팔렸다. 더 뉴 랭글러는 2017년 4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6년 만에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랭글러의 유채색 판매 비율은 20%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형 뉴 랭글러 출시 후 유채색 모델의 판매량은 잔체의 절반 수준까지 올랐다. 기존에는 레드와 블루가 주로 팔렸다면, 최근에는 하늘색에 회색빛이 은은하게 도는 '얼'과 그린 모델 등의 판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지프는 지난 9월 깊고 강렬한 크로마틱 마젠타(고채도의 진한 핑크색) 컬러를 입힌 '더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 세계 6000대만 생산되는 랭글러 투스카데로 리미티드 에디션 중 극소수 물량이 한국 고객을 위해 들어왔다.
당시 방실 스텔란티스 코리아 대표는 "지프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 한정판 컬러 도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대담한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적인 고객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달 지프는 겨울을 맞아 '랭글러 스노우 에디션'을 18대 한정으로 선보였다. 랭글러 스노우 에디션은 화이트 색상의 랭글러 사하라 하드톱 모델을 기반으로 세븐-슬롯 그릴 링, 사이드 미러 캡, 휠 및 프런트/리어 범퍼 등을 모두 화이트로 통일했다. 여기에 대담한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프런트/리어 훅 디테일로 포인트를 줬다.
새로워진 랭글러는 세븐 슬롯 그릴을 더욱 선명하게 키우고, 헤드램프에 링을 둘렀다. 특유의 거대한 전면 범퍼는 길이를 축소했다. 측면부에 있던 강철 안테나는 앞유리 통합형 스텔스 안테나로 변경했다. 오프로드 주행 시 나뭇가지 같은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 쓴 조치다.
탑승자 편의를 위해 1열 의자는 수동식에서 전동식으로 바꿨다. 승객을 위한 선택이다. 다만, 투박함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는 '지프'라는 '명성'을 생각하면 다소 의아한 선택이다. 편의성에서는 당연 뛰어나지만 끈으로 된 손잡이를 잡아당겨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던 시절이 그립다.
더 뉴 랭글러는 졸음운전 경고, 차선 이탈 방지와 보행자/자전거 비상 제동 기능의 새로운 주행 보조장치와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 가장 큰 변화는 내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로형 12.3인치 터치스크린에는 T맵을 내장했다. 두 개의 블루투스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더 뉴 랭글러에는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V6 3.6ℓ 가솔린 자연 흡기 엔진이나 직렬 4기통 2.8ℓ 디젤 엔진보다 가속력과 연비, 진동, 소음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다.
랭글러는 큰 덩치에도 저속부터 힘 있게 치고 나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우렁찬 소리를 내며 거칠게 튀어나가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8단 자동변속기의 반응도 민첩한 편이다. 주행 상황과 속도에 맞춰 촘촘하게 변속한다.
다만 속도가 올라가는 만큼 소음도 커진다. 승차감이 편안하다기보다는 어떤 길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불편하고 거친 차량이지만, 이런 믿음이 지프의 매력이다.
랭글러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지형 설정 시스템을 통해 눈길, 머드, 샌드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전복 방지 시스템과 트레일러 스웨이 댐핑 등을 포함한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ESC),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HSA), 셀렉-스피드 컨트롤도 기본 적용됐다.
더 뉴 랭글러는 스포츠S, 루비콘, 사하라 등 총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가격은 스포츠S 6970만원, 사하라 4도어 하드톱 7890만원, 파워톱 8240만원이다. 루비콘 2도어 하드톱과 루비콘 4도어 하드톱, 파워톱은 각각 7640만원, 8040만원, 8390만원이다.
지프가 만든 픽업 글래디에이터도 유채색이나 데칼 디자인이 잘 어울리는 차량으로 꼽힌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국내 30대 한정으로 출시한 '글래디에이터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은 어디서나 존재감을 뽐낸다.
지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군사용 차량으로서의 역사가 투영된 '글래디에이터 헤리티지 에디션' 3종을 30대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윤기석 한국 디자이너와 협업한 이 시리즈는 미국의 육·해·공군을 각각 연상시키는 데칼 디자인 3종이 적용됐다.
미국 육군의 테마인 '아미 팩'과 해군 테마인 '네이비 팩'은 블랙 컬러, 공군 테마 데칼을 적용한 '에어 포스 팩'은 하이드로 블루 컬러를 기반으로 했다. 지프 스타일로 재해석한 각 군의 상징 마크가 후드와 측면 도어, 후면 트럭베드에 적용됐다. 각 데칼 디자인에서는 지프 고유의 디자인 언어인 '이스터에그'도 포함됐다.
글래디에이터는 전장 5600mm, 전폭 1935mm, 전고 1850mm, 휠베이스 3490mm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픽업들과 비교하면 전장이나 휠베이스 등에서 200mm 이상 크다. 공차중량은 2.3톤, 트렁크 용량은 1005ℓ에 달한다.
측면부는 강철 락 레일을 장착해 어떤 도로에서도 차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휠하우징은 지프 특유의 사다리꼴 휀더 디자인을 채택했다. 적재함은 가로 1450mm, 세로 1530mm, 높이 450mm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처리된 강성 고무 재질로 마감했다. 롤업 방식 덮개는 손을 넣어 양쪽 고리를 당겨 밀어 고정한다.
7인치 TFT 컬러 클러스터(계기판)를 달고, 센터페시아에 8.4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실내지만, 지프만의 투박한 '아날로그' 감성도 가득하다. 2열 시트는 6:4로 접을 수 있으며 좌판을 들추면 작은 적재함이 드러난다. 등받이가 직각에 가까워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오프로드를 달리는 차량의 특성상 부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3.6ℓ 펜타스타 6기통 가솔린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4마력, 최대 토크 36kg·m의 힘을 낸다. 덩치에 걸맞은 6기통 엔진이 내는 우렁찬 소리가 듣기 좋다. 속도와 관계없이 부족함 없는 출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지프답게 어떤 길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는 주파력까지 갖췄다.
글래디에이터는 255/75R17 규격 오프로드 전용 MT(Mud Terrain) 타이어에, 산악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등에서 노면 충격 흡수 능력을 보여준 폭스샥을 장착했다. 250mm에 이르는 지상고에 더해 험로 돌파 능력을 더욱 끌어올려 모랫길·진흙길·자갈길 등 어떤 환경에서 거침없는 주행 성능을 확보한다.
도강 깊이는 최대 760mm로, 공기 흡입구를 일반 차량보다 높게 설치하고, 방수 범위를 확대해 웬만한 성인 허리 높이의 물길도 건널 수 있다. 다만, 마찰이 큰 MT 타이어는 소음이 크고, 서스펜션은 상하로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급회전 구간에서는 진행 방향 반대쪽으로 차체가 기우는 롤링 현상이 발생한다.
글래디에이터는 ▲앞좌석 열선 ▲스티어링 휠 열선 ▲전후방 센서 주차 보조 ▲사각지대 모니터링 ▲전방 충돌 경고 등 편의·안전장비를 탑재했다. 가격은 7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