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GM)가 미국 전기차 시장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 3분기 GM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전기차 기술 개발 및 생산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GM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GM은 3분기 미국 시장에서 GM 브랜드 3만 2095대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2분기 대비로는 46% 증가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1만 6425대를 판매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했던 GM은 3분기 시장 점유율을 9.5%로 높였다.
GM이 3분기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자,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거론되고 있다. GM의 전기차 구매자 중 50% 이상이 신규 고객이다.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에 고객의 신규 유입은 곧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로리 하비(Rory Harvey) GM 부사장 겸 글로벌 시장 담당은 “GM의 전기차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취향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소비자를 위한 전기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호실적 비결을 설명했다.
GM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쉐보레 브랜드로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 실버라도 EV를 판매 중이며, GMC 브랜드로 시에라 EV, 허머 EV 등 다양한 크기의 전기 SUV 와 전기 픽업트럭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GM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기차 라인업을 제공하는 곳은 캐딜락이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국내에도 출시된 전기 SUV모델 리릭(Lyriq)을 포함해 셀레스틱(Celestiq), 옵틱(Optiq) 등 세단부터 SUV라인업까지 다양한 프리미엄 전기차를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올해 말 풀사이즈 전기 SUV인 에스컬레이드 IQ(Escalade IQ)과 내년 상반기 대형 전기 SUV모델 비스틱(Vistiq)까지 출시가 예정돼 있다.
GM 전기차 모델의 실적은 돋보인다. 올해 미국에 판매를 시작한 신모델 쉐보레 이쿼녹스 EV는 3분기에만 9772대가 판매됐고, 쉐보레 블레이저 EV 역시 7998대로 2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캐딜락 리릭은 럭셔리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 가운데 첫 번째로 연간 누적 판매대수 2만대를 넘긴 모델이 됐으며, 3분기에 7224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39%나 증가했다. 리릭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렉서스 등 경쟁 브랜드의 모든 전기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GM의 전기차 시장점유율 상승은 막대한 투자에서 비롯됐다. 2021년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총 350억 달러(한화 약 49조 147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후 LG 에너지솔루션과 총 3개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 약 23억 달러가 투자됐으며,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도 23억 달러,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는 26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각각 투입됐다.
또, GM은 삼성SDI와 4번째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GM과 삼성 SDI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에 서명했다. 인디애나주에 건설될 새로운 배터리 공장에는 35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GM은 현대자동차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래 모빌리티 연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양사는 MOU를 통해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GM은 전기차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기록을 남겼다. GM은 3분에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65만 9601대를 판매하며 자동차 제조사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9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소매 판매가 증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밖에도 풀사이즈 픽업트럭 판매 1위, 풀사이즈 SUV 판매 1위를 모두 차지하며 GM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RV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