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샤오모공업단지 공장 르포
2025년 한국시장에 첫 차 출시 예고
소형 SUV ‘아토3’·세단 ‘씰’ 유력
다양한 로봇으로 자동화율 80% ↑
타이어·유리 빼고 모두 자체 생산
세계서 유일한 배터리 자급 기업
‘가성비’ 전략으로 경쟁력 키워가
“전기차 타이어와 유리 빼고 다 만든다고 보면 된다.”
19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시 샤오모공업단지 공장에서 만난 BYD 관계자가 한 말 중 일부다.
최근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화했고, 내년 첫차 출시가 예상되는 판매 대수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가 한국 언론에 처음 중국 현지 공장을 공개했다.
이날 둘러본 BYD 공장은 자동화율이 80% 이상이다. 또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공장은 58초에 1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압도적인 생산 역량은 지난해 4분기에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순위 1위에 오른 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누적 1000만대 생산 타이틀까지 BYD가 세계 최초로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이다.
먼저 둘러본 스탬핑 공장에서는 2500t의 힘을 가진 유압프레스가 차 문과 범퍼 등 차량 외관 및 골격을 초 단위로 찍어내고 있었다. 프레스가 만들어낸 차량 부품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필요한 곳으로 이동했다.
BYD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부품 가짓수는 1197개에 달한다.
용접 공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 양옆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이른바 ‘로봇팔’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탬핑 공정에서 나온 각종 차량 부품들이 로봇팔을 거칠 때마다 점차 차량의 형태를 갖춰갔다.
부품들이 모여 완성차로 거듭나는 조립 공장에서는 100대 이상의 무인운반차량(AGV)이 생산라인 사이 사이로 쉴 새 없이 부품을 실어 나르고, 로봇팔은 빠른 속도로 바퀴와 문 등을 장착했다. 반대편 라인에선 노란 안전모를 쓴 근로자들이 차량당 서너명씩 달라붙어 차량 내 배선 설치와 배터리 장착 등의 작업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차량은 총 10가지다. 이 중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와 중형 세단 ‘씰’이 내년 한국 출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BYD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회사다. 이는 세계 유일의 배터리 자급 전기차 기업이어서 가능했다.
21일 방문한 BYD 충칭 배터리 공장은 이 회사 전기차에 들어가는 ‘블레이드배터리’(길고 평평한 배터리셀)를 처음 생산한 기지다. 2020년 준공한 시설로, 규모는 100만㎡에 달한다.
공장 내부에는 거대한 압력솥과 롤러가 다수 설치돼 있었다. 롤러에는 음극과 양극 역할을 하는 동박과 알루미늄박이 놓여 압력솥에서 가공된 흑연과 인산철이 입혀진다. 이후 열처리를 거친 뒤 39장의 음극, 38장의 양극, 78장의 분리막 등을 겹쳐 하나의 블레이드배터리 셀이 탄생한다. 전 과정은 100% 자동화로 생산 과정을 감독하는 근로자만 간간이 보였다.
BYD 관계자는 “블레이드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단점이었던 낮은 에너지 밀도 문제를 보완하고 높은 화재 안전성과 내구성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셀을 모아 연결하는 모듈을 건너뛰고 배터리팩을 내연기관차의 프레임처럼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기술력까지 접목해 차고를 15㎜ 낮췄다는 게 BYD의 설명이다. 전기차는 통상 바닥에 배터리팩을 따로 넣을 공간을 확보해야 해 내연차보다 차고가 높고 무게가 더 나간다.
BYD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언제까지 유지할지도 관심이다. 규모의 경제와 높은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리우 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BYD는 이미 친환경차 브랜드 1위이며 대중급부터 럭셔리급까지 커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선전·충칭=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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