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흉악범죄에 몸살 앓는 중국
중국 남부 후난성에서 자동차가 초등학교 등굣길을 덮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중국 광둥성에서 차량 돌진으로 7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8일 만이다.
19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현지시간) 후난성 창더현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흰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굣길 학생·학부모들을 향해 돌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혼란스러운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해당 초등학교 앞에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 등 여러 명이 쓰러져 있고, 학교 보안요원과 학생들로 추정되는 부상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혼비백산한 학생들이 사방으로 뛰어가고 차에 치이지 않은 학생들이 쓰러진 다른 학생을 구하려는 장면도 있다.
학부모 등 인근 남성들이 SUV 운전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둘러싸고 함께 짓밟거나 몽둥이로 내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최근 중국에선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상하이 대형마트 칼부림 사건과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이달 11일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78명의 사상자를 낸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건, 16일 장쑤성 이싱시에서 25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학 칼부림 사건 등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등교하던 10세 일본 아동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이날 후난성 초등학교 차량 돌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웨이보에서는 11일 광둥성 차량 돌진 사건 범인이 SUV를 이용한 것을 모방한 범죄일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제기되는 등 유사 사건 재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둥성 차량 돌진 이후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고 극단적 사건 발생을 엄격하게 방지하라”는 지시를 하달했음에도 대형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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