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어느 조직에나 통한다. 공정한 평가와 그에 따른 승진·보직 부여는 조직의 신뢰와 성과를 좌우한다. 인사는 직원의 역량을 키우고 동기를 부여하며 갑질과 같은 불건전한 문화를 바로잡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조폐공사도 이러한 인식 아래 인사제도 혁신을 추구했으며 나름의 성과도 거뒀기에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는 관리자 역량평가 제도다. 유니클로 창업자는 “평가야말로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알고 개선하려는 과정이 곧 성장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역량평가 제도는 2024년에 처음 시행됐으며 무작위로 선정된 함께 근무했던 직원이 상사의 장단점을 서술식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는 본인에게 전달된다. 평가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시스템을 활용해 추적이 불가능하게 했다. 최고경영자(CEO)도 예외가 없다.
장점은 명확하다. 관리자 스스로 단점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갑질을 예방하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간부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모든 직원들이 알게 했다. 다만 인사부서가 평가를 주관하다 보니 객관성 논란의 소지가 있어 내년부터는 외부 전문기관에 평가를 의뢰할 계획이다. 민간에서는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아직 생소한 제도로 이런 시도가 다른 공공기관에도 확산되길 기대한다.
둘째는 외부 전문가 영입 활성화다. 공기업은 대체로 내부 순환 중심의 폐쇄적 인사로 환경 변화에 둔감하고 민간의 혁신 기법을 도입하는 속도도 더디다. 우리 공사는 이러한 한계를 깨기 위해 과감히 외부 인재 공모를 확대했다. 4명의 상임임원 중 한 명인 정보통신기술(ICT) 이사를 대기업 출신 전문가로 영입했고 홍보실장 자리에도 민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채용했다. 또한 문화콘텐츠사업부장직을 외부에 개방해 화폐 굿즈 산업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 최근 5년간 ICT 사업 수행 인력의 34%에 해당하는 26명을 경력직으로 선발해 제조 중심 공기업에서 ICT 기반 기업으로의 사업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내 ‘메기효과’를 일으켜 민간의 효율적 기법이 스며들게 했으며 그 결과 조직 전반의 역동성과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셋째는 특별승진·특별승급 제도의 활용이다. 공공 부문의 고질적 약점 중 하나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약하다는 점이다.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특별승급을 시켜 평생 소득을 높이는 실질적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또 근무 연한이 부족해 승진이 어려운 경력직 직원에게는 특별승진의 기회를 열어 공정한 보상을 실현했다. 특히 특별승진은 ‘셀프 세일즈(Self Sales)’ 방식을 채택해 직원이 스스로 승진의 당위성을 입증하고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러한 혁신적 접근은 인사혁신처의 우수 사례로 선정되며 제도의 효과를 인정받았다. 이 같은 변화는 조직 내 도전 의식을 자극하고 성과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앞선 세 가지 실험은 공기업에서도 민간식 인사관리 기법이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평가의 투명성, 외부 전문성, 성과 중심 보상이 맞물릴 때 조직은 스스로 성장한다. 인사를 바꾸는 것은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조폐공사는 이 변화의 흐름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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