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미 관세 협상단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일을 불과 30시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한미 조선 협력 방안인 일명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있었다.
1일 관가에 따르면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마스가’라는 이름과 마스가 프로젝트의 내용이 담긴 ‘패널 한 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조선업(Shipping)을 더해 만들어진 마스가는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 실무진들이 오랜 협의 끝에 만들어낸 이름으로, 실무진은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호를 만들어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 측의 시선을 사로잡을 한 장의 그림을 만들어내자고 제안한 것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다. 김 장관은 미국으로 향하기 전날 마스가 프로젝트를 한 눈에 보여줄 그림이 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에 실무진들은 에어컨이 꺼진 세종정부청사에서 밤샘 작업을 하며 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미국에 도착한 협상팀은 한국에서 보낸 그림 파일을 받아 이를 가로세로 1m 크기의 패널로 만들었다. 보안을 우려해 호텔에서 식탁보를 빌려 패널을 감싸 조심스레 협상장으로 옮기는 긴장감도 있었다. 이 패널에는 한국과 미국 영토 내 선박 생산 거점이 표시됐으며 마스가 프로젝트 진행 시 향후 투자 계획이 담긴 숫자와 다이어그램도 일목요연하게 표현됐다.
마스가 프로젝트라는 명칭과 한 장의 그림은 이번 협상을 주도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입에서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했으며 전체 협상 분위기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물살을 탔다.
김 장관은 이날 산업부 장관 공식 페이스북에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 장관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 워싱턴DC, 뉴욕, 스코틀랜드를 넘나들며 일주일 만에 7차례 협상을 이어갔고 6번의 비행으로 약 2만 5000km를 이동했다”며 “매 여정마다 대통령께서 당부한 5200만 국민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마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대미 관세 협상팀은 이날 오후 5시 40분께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