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텃세'에 노인들 몸살…갑질·따돌림에 이용률 하락

2025-01-14

경로당 내 갑질, 따돌림 문제가 심화함과 동시에 경로당에 대한 인식까지 낮아져 노인들이 경로당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老老)학대는 지난해 3335건으로 전체 학대 건수의 42.2%에 달했다. 가해자가 70대 이상인 경우도 2019년 1759건에서 2023년 2565건으로 4년 새 46%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문제가 '경로당'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부 경로당에서는 텃세를 부리거나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점을 악용해 회원을 받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로당은 65세 이상을 회원으로 받고 있지만 대부분 80대 이상의 고령자들로 구성돼 있어 70대 노인은 '경로당 막내'로 잡일, 심부름을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서울복지재단이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노인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나이 많은 노인만 있는 곳이라(37.4%)', '할 일이 많아서(30.6%)', '젊다고 생각해서(29.2%)'라는 답변이 많았다.

1955~1963년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 이른바 신노년층을 중심으로 경로당은 '나이 많은 노인'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이용률도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노인들의 건강과 학력수준이 높아졌다는 점과 노인들이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유지하고 사생활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도 이유가 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상당수 경로당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같은 문제 속에서도 의지하거나 지낼 곳이 없어 경로당을 찾아야만 하는 노인 인구가 존재하는 만큼 경로당을 포용적 사회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 문제 해결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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