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결성된 KT음악콘텐츠투자조합2호가 올해 청산한 가운데, KT그룹이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결국 손실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측은 '3호 펀드' 결성 여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KT음악콘텐츠투자조합2호는 올해 초 청산됐다. 이 펀드는 음원컨텐츠 프로젝트 및 유망기업 투자를 위해 지니뮤직이 100억원, KT가 40억원 등을 출자해 총 150억원 규모로 2017년 결성된 것이다. 결성 이후로는 그룹 벤처캐피탈인 KT인베스트먼트가 운용을 맡았다. 만기는 5년으로 당초 2022년 말 해산 예정이었으나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 동의로 연장된 끝에 올해 청산됐다.
지니뮤직은 펀드 지분의 약 67%를 차지하는 최대주주였지만 펀드의 의사결정을 지배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초 약정 시 지니뮤직이 펀드의 실질 운영에 참여하지 않는 단순 참여가 전제였고, 투자 활동은 KT를 비롯한 LP 전체가 동의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산 3년 전만 해도 지니뮤직과 KT는 펀드에 대한 가치를 최초 투자 시점 수준으로 유지했다.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에 나선 건 2023년이다. 이때 펀드가 중간 배분을 실시해 지니뮤직은 71억원을 회수했다. 여기에 7억원의 지분법 손익을 반영해 연초 103억원으로 평가한 해당 펀드의 장부가액을 같은 해 말 25억원으로 떨어뜨렸다. KT 역시 20억원대 투자금 회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KT는 같은 해 펀드의 장부가액을 40억원에서 12억원으로 축소했다.
중간 정산으로 투자금은 한 차례 회수할 수 있지만 남은 투자금은 회수되지 못했다. 지니뮤직은 올해 초 KT음악콘텐츠투자조합2호의 남은 투자금 25억원을 펀드 청산과 함께 전액 평가손실로 반영했다. KT도 12억원의 펀드 장부가액을 손실 처리했다.
앞서 지니뮤직과 KT는 2013~2021년 '음악콘텐츠투자조합1호'를 출자해 운용한 바 있다. KT음악콘텐츠투자조합2호는 그 후속작인 셈이다. 투자금 회수에 실패하면서도 펀드 출자에 계속 나선 건 국산 음원 유통업체로서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니뮤직의 수익성은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니뮤직의 순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49억원, 2022년 187억원, 2023년 217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4년엔 1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은 66억원을 기록했다.
KT는 3호 펀드 결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음악콘텐츠투자조합2호는 작년 말 존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올해 3월 청산 완료됐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