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왜 '필승조' 한승혁 풀었나... "현재·미래 상황 모두 고려"

2025-11-28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t가 강백호의 보상 선수로 한화의 필승조 한승혁을 지명했다. 한화는 왜 지난 시즌까지 승리를 책임져 준 투수를 보호하지 않았을까.

kt는 28일 공식 발표를 통해 "자유계약(FA) 강백호의 보상 선수로 한승혁을 지명했다"라고 밝혔다. A등급 FA인 강백호는 20일 한화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으며, 이에 따라 kt는 보상 방식 중 '보상선수 + 전년도 연봉 200%'를 선택했다. 강백호의 연봉 200%는 14억원. 한승혁은 이 선택에 따라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승혁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입단한 뒤, 2023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평균 시속 150km 내외의 강속구를 지닌 잠재력 높은 투수였지만, KIA와 한화에서 모두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한화로 온 뒤 2023·2024시즌에는 평균자책점 6점대·5점대를 기록하며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스트라이크존을 기계가 판정하는 자동투구추적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그간 애를 먹었던 '반개씩 벗어나는 공'이 더 이상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제구가 안정되자 본래 가지고 있던 구위가 살아났고, 결국 71경기 64이닝에 등판해 3승 3패 16홀드, 평균자책점 2.25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홀드 16개는 박상원과 함께 팀 내 공동 1위였다. 한승혁은 사실상 올 시즌 한화 불펜의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는, 한화의 불펜과 유망주층의 폭이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화는 2020~2022년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그 과정에서 매년 좋은 유망주를 다수 영입하며 미래 자원을 대거 확보했다.

좌완 황준서와 조동욱, 우완 정우주 같은 차세대 선발 후보군은 물론이고, 군에서 복귀한 강재민과 윤산흠, 이미 필승조에 자리 잡은 김서현·박상원·주현상 등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엄상백까지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어 마운드 전체 구성이 비교적 탄탄했다. 반면, 한승혁은 올해 대반등했지만 내년에도 같은 모습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이고,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도 구단이 감수해야 할 위험 요소였다.

손혁 한화 단장은 이적 소식이 전해진 뒤 "한승혁은 단장으로 부임하고 가장 먼저 데려온 선수라 애정이 크다. 우리 팀을 위해 정말 고생 많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kt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서 내년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보호선수가 20명으로 제한되는 규정상, 모든 전력을 지킬 수 없다는 현실도 작용했다. 손 단장은 "현장과 프런트가 충분히 논의해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한 시즌 활약만이 아니라 팀 운영, 유망주 성장, FA 구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한편 kt 나도현 단장은 "최고 구속 154km의 강력한 직구와 변화구를 갖춘 즉시전력감"이라며 "투수진 뎁스를 강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판단했다. 기존 투수들과도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wcn05002@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