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한 가운데 업계는 지원 정책, 규제 개선과 방향 제시로 새로운 투자 돌파구를 열어달라고 주문한다.
디지털 분야 중 AI 산업은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통신 등 전통적 인프라 산업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I 성장 산업을 더 키우고, 정체 산업의 돌파구 마련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투자 활성화 전략'이라는 산업계 공감대가 확인된다.
〈2〉투자 여건 마련
배 장관은 세계최고 수준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AI전환(AX)을 통한 AI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전망이다.
배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최고 인공지능(AI) 전문가다. 배 장관이 민간 기업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AI 기술개발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원할 것이라는 데 대해 산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AX에 있어서도 AI와 융합이 가장 효과적인 분야를 선택해 전략을 제시하며 지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배 장관이 디테일 영역까지 챙기기는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배 장관은 현장 의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힘을 싣는 역할이다. 기존 민간 기업에 대한 과제 수행 중심 정부 사업에서 나타난 관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투자 활성화 방향을 열어달라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정부의 AI 분야 지원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기업의 투자 여건 조성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전력 수급 규제 개선 등 AI와 관련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 건의사항을 청취, 취사 선택을 통해 효과적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 전직 관료는 “AI 기술개발에 대해 정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부 과제에 갇히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과거 DJ 정부시절 IMF 극복을 위해 벤처기업에 방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처럼, 기업의 자율성을 살리는 과감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통신분야에서도 침체된 시장을 살릴 전략방안이 시급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CAPEX)가 7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5G 투자 성숙기에 접어든 효과이지만, 중소 중계기 업체 등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망 이용대가 제도 개선을 들 수 있다. 구글 등 소수 거대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는데,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새로운 투자 재원이 될 수 있다. 배 장관은 청문회에서 망 이용대가 부과가 필요하다는 개인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개인 소신을 넘어 국회와 적극 협의를 통해 제도화가 필요하다.
국민의 효과적인 통신 서비스 이용과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커버리지 확대, 통신망 안정화 정책에도 지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AI와 접목한 네트워크 진흥 전략 등도 투자 활성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산업계는 조언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