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케어텍이 사우디아라비아 민간병원에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수출한다. 4년 만에 사우디 수출길을 다시 여는 동시에 민간병원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중동 지역을 강타했던 'K병원시스템' 열풍이 다시 불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지케어텍은 사우디아라비아 병원그룹 '케어메디컬 그룹'과 자체 개발한 HIS '베스트케어 2.0' 공급키로 하고, 세부 계약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메디컬 그룹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상위 10대 병원 그룹으로 꼽히는 곳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 내 최초 민간병원을 보유하는 등 총 3개 의료기관을 운영 중이다. 규모는 200~400병상 규모로 종합병원급이지만 IT에 기반한 첨단 의료 시스템과 응급의학 전문의료센터, 장기요양 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를 내세워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지케어텍은 케어메디컬 그룹 산하 병원(알 라와비·알말라즈·지와르) 3곳에 베스트케어 2.0 공급하는 것이 유력하다. 계약서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로, 최근 케어 메디컬그룹 관계자가 베스트케어 2.0을 사용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까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1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중대형 병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사업과 비슷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21년 로얄 커미션 메디컬센터(얀부) 공급 이후 4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을 재개했다는 점, 첫 민간병원 공급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수출이 중동 시장 재공략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내부에서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케어텍은 분당서울대병원,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이뤄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산하 6개 병원에 HI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 HIS의 첫 해외 수출이자 역대 최대 규모(700억원)의 해외 의료IT 프로젝트 수주 성과였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내 공공병원으로 확산하는 동시에 아랍에미리트(UAE) 시장까지 진출, 현재까지 중동 내 11개 병원을 고객사로 뒀다. 세계 20개 고객 병원 중 절반 이상이 중동에 있는 셈이다.
지난해 홍우선 대표 취임 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지케어텍은 홍 대표가 주도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산하 헬스케어 기업인 린 비즈니스 서비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린 비즈니스 서비스가 산하 200여개 병원의 디지털전환(DX)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지케어텍이 파트너가 돼 '베스트케어 2.0' 공급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이달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킹 사우드 빈 압둘아지즈 보건과학대학(KSAU-HS)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병원뿐 아니라 현지 최고수준인 의과대학까지 저변을 넓혀 미래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지케어텍은 국내 상급종합병원급 대형병원 HIS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중앙보훈병원, 국립소방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굵직한 차세대 HIS 사업을 독식 중이다. 하지만 갈수록 대형병원 차세대 사업이 줄고 있고, 수익성까지 나빠지면서 해외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이 의료기기뿐 아니라 제약, 의료IT 시스템까지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병원 디지털전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고, 이재명 정부 들어 국가 간 우호적인 분위기까지 조성되면서 공략 필요성이 재조명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멧세라 인수 그다음은?… 디앤디파마텍, 차기 임상 모멘텀 주목 [Why 바이오]](https://newsimg.sedaily.com/2025/11/24/2H0KTKV2MB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