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친환경농업의 본질은 자연과의 공존이다

2025-03-20

모든 산업은 자연을 파괴한다. 농업도 하나의 산업이다. 농업은 자연을 살리는 행위가 아니다. 나무가 무성하고, 풀들이 우거진 곳을 개간해서 인간이 필요한 식물을 키우는 것이 어떻게 자연을 살리는 행위일까?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 가장 밀접한 관계인 농민들은 자연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자연과 공존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고민했을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방식이 친환경농업이다. 그러나 ‘화학 농약 대신 친환경농약’을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사용하는 게 친환경농업으로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친환경 제도는 잘못됐고, 국가·소비자·농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잘못은 친환경인증 제도를 통해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친환경농업을 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국가일 것이다. 필자가 정말 두려운 것은 국가가 만든 친환경인증 제도다.

친환경인증을 받으면 책임에 대한 권리가 생긴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직접지불금을 받을 수 있고 관공서에 납품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에 비즈니스로 진입하는 사람이 늘었고, 지금도 적잖게 참여한다. 이들은 단지 친환경농약과 퇴비를 사용하는 것을 친환경농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고 농민들만 잘못한 건 아니다.

친환경농민은 정부가 주는 권한에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친환경농업이라는 가치 있는 일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으며, 친환경농업이 변질되지 않도록 방어할 책임이 있다. 인터넷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찾아보면 스마트팜에서 키운 엽채류가 검색된다. 소비자는 스마트팜에서 나온 농산물을 친환경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건 소비자들의 책임이 아니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지 못한 농민들의 잘못이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음식은 내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건강한 농산물을 찾았으면 한다. 친환경농업뿐만 아니라 관행농업에서도 좀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신 있는 농민이 많다. 소비자들이 용기를 내 이런 소신 있는 농민들에게 연락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만듦으로써 ‘우리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농민’을 찾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작은 소망이다.

필자도 이 주장이 얼마나 공허한 외침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단 한명의 독자라도 이 글을 통해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자연과 공존하는 농민으로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박홍근 가장자연스러운농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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