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내년 차량 가격을 결정해 온·오프라인에서 직접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Retail of the Future)' 도입을 확정했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24일 제주에서 열린 드림라이드 행사에서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편리한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RoF 도입을 위해 딜러사와 최종 조율을 거치고 있다”며 “RoF를 통해 고객에게 베스트 프라이스(최고의 가격)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RoF가 시행되면 벤츠코리아가 딜러사 대신 차량 재고를 관리하고, 최종 판매 가격을 결정한다. 온·오프라인 병행 판매로 편리한 구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가격 투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소비자는 원하는 차량을 온·오프라인 중 원하는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재는 벤츠코리아가 차량을 수입해 딜러사에 제공하면 딜러사가 소비자에게 최종 소비자 가격을 제시·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는 딜러사별 판매 가격과 조건을 일일히 따져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원 프라이스(하나의 가격)'를 제시하는 RoF 도입을 위해 차량 판매에 따른 수익 정산 비율 등을 딜러사와 논의 중이다.
바이틀 대표는 “앞서 RoF를 시행한 다른 국가에서 고객 만족도가 올라간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RoF를 도입해 가장 매력적인 가격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벤츠는 지난해 영국과 터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에 RoF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 판매의 절반 이상을 RoF로 달성했고, 유럽 이외 지역에선 30% 이상을 차지했다.
벤츠는 RoF를 기반으로 유럽 직접 판매 비중을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20개국에 RoF를 도입, 온라인 판매 비중을 2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RoF 시행으로 기존 딜러사 역할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판매 조건이 딜러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선택지였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품질 등 고객 만족도가 새로운 기준이 된다.
바이틀 대표는 “현재 전국 64개 전시장에 1000여명의 영업사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기존 영업사원이 보유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계속 소비자와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RoF가 도입되더라도 전시장은 유지되며 오프라인 판매도 계속한다. 현재 벤츠코리아는 일부 에디션 모델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바이틀 대표는 “향후 딜러 네트워크를 줄이거나, 온·오프라인 통합을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RoF는 결국 고객에게 보다 나은 구매 여정을 제공하기 위한 벤츠의 미래 전략”이라며 “올해 전국 서비스센터 워크베이(작업대) 100개를 증설하는 등 판매와 함께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