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내가 할게, 응원은 누가 할래?

채널 보기
뉴스플리
인쇄하기
박수치기 0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Season 4 🌊🏄‍♀️ Vol 28. 2024.11.01. ~ 2024.11.07.

야구는 내가 할게, 응원은 누가 할래?
중매 나선 지자체들, 이거 차암 희한하다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

지난 뉴스레터 보기 👀

야구는 내가 할게, 응원은 누가 할래?

입주자 여러분, 언제 여름 무더위가 가시나 싶었는데 벌써 11월입니다. 단풍은 이번주부터 절정이라고 하죠. 🍁🍂🍃 플랫팀은 지난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열린 정동문화축제에 참여해서 많은 분들과 만나고 왔어요! 이미 구독하고 계신 분들, 새로 구독해주신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급작스런 레터 휴재도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 레터는 오랜만에 스포츠 얘기입니다. 축구든 야구든 농구든, 저는 원래 스포츠 경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요. ⚽⚾🏀💦 보는 것도, 하는 것도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큰 국제 경기가 있을 때 가끔 결과를 챙겨보는 정도였죠. 그랬던 제가 달라졌습니다. 😆 몇달전 레터에서 제가 풋살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직접 하는 스포츠 말고 보는 스포츠에도 푹 빠져 있어요. 바로 야구입니다.

야구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아마 최근 팬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는 소식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올해 한국 프로야구(KBO)리그는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정규시즌에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달성했고, 총 720경기 중 30.7%에 달하는 221경기가 매진됐습니다. 포스트시즌은 16경기 전부 만원 관중이었습니다. 여성 팬, 특히 2030 여성 팬의 대거 유입이 야구 ‘붐 업’을 이끈 요인으로 손꼽힙니다. 👍 저도 아마 그중 하나일 테고요.

처음에 야구를 보기 시작한 건 그저, 친구를 따라 갔던 지난해 야구장의 기억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이에요. 🌞🍻🏟️ 매일 경기를 챙겨볼수록, 선수들이 성장하고 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수록 깊은 매력에 빠졌습니다. 잘하다가, 또 못하다가, 그러다가 경기가 뒤집히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로애락을 느꼈어요.

그런데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면서 이전엔 미처 몰랐던 것들도 새로 알게 됐습니다. 바로 야구가 철저히(!) 남자만의 스포츠라는 점이죠. 😮🤷‍♀️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1952년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여자 선수와의 계약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이 규정은 1992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야구는 남자의 종목, 소프트볼은 여자의 종목으로 간주되죠. ❌

일본에선 과거 여자 프로야구 리그인 JWBL이 있었습니다. 2009년 2개 팀으로 시작한 JWBL은 4개 팀으로 확장됐으나 인기 하락과 재정난으로 인해 2021년 사실상 폐지됐어요. 현재 일본에서는 여자야구 실업리그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더합니다. 국내 4대 구기종목인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중 여자 (세미)프로리그가 없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합니다. 🤐😱 여자 야구는 실업리그조차 운영되지 않고요, 당연히 학교 여자야구부도 없습니다. 여자 야구 꿈나무들은 제대로 된 체육 교육도 받지 못하고, 야구 선수의 길을 걷고 싶으면 일본에 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죠. 선수가 없으니 코치도, 감독도 없습니다.

그나마 희망을 주는 건 곳곳에 야구계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들입니다.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일본 여자 실업리그 무대에 진출한 투수 김라경부터 지난해와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와 올해 황금사자기전국 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한 야수 손가은, JTBC '최강야구'에 출연해 선발 테스트에 나온 야수 박주아 등이요. 🤩🧢👟

세계적으로 여성 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반길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2026년 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출범할 예정이에요. 세계에서 유일한 여자 야구 리그가 됩니다. WPBL의 공동 창립자인 저스틴 시걸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코치인데요. 어렸을 때부터 야구 선수를 꿈꿨지만, 여성의 자리는 없다는 걸 깨닫고 코치로 진로를 변경했습니다. WPBL이 출범하면 전세계의 '야구 소녀'들이 시걸을 뛰어넘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겠죠.

이와 함께 플랫도 30대 여성 기자인 제가 야구판을 바라보며 느낀 점을 담은 시리즈 '얼빠 아니고 야빠인데요'를 시작합니다. 안타가 뭔지도 모르던 '야알못'이 어떻게 '야빠'가 되었는지, 야구장에서 여성 관객은 주축이면서도 어떻게 소외되고 있는지 등을 가볍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특유의 즐거움과 고통(?)을 동시에 전할게요. 😂 이 글은 오늘 플랫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먼저 전할게요. 팔로우 후 소식 놓치지 말고 읽어주세요! 🧞

⚾🏟️ 피드백 남기러 가기

🗞️ 중매 나선 지자체들, 이거 차암 희한하다

💒 저출생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만남 주선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국 시도에서 미혼남녀 결혼 행사를 주관한 곳은 최소 54곳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어요. 👰🤵 2019년부터 현재까지 최소 1번 이상 개최했거나 시도한 건 100곳에 가깝고요. 이들 지자체는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중매쟁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 문제는 이 중매의 끝이 결국 억지 만남이라는 겁니다. 행사가 끝나면 지자체들은 '매칭률 40%', '커플 8쌍 탄생' 등의 내용을 담은 자료를 내는데요. 정작 실상은 달랐습니다. 남성에 비해 훨씬 부족한 여성 참가자를 모으려고 지자체는 개인정보 수집과 일대일 홍보, 공무원 강제 차출을 마다하지 않았고, 행사의 매칭률도 수시로 부풀렸다고 합니다.

💒 2015~2016년을 기점으로 지역의 20~30대 여성은 남성보다 더 빠르게 줄었습니다. 동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20~34세 여성의 순이동자 수는 2015년 4819명에서 2020년 1만2816명까지 늘었어요. 😧 당연히,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결국 여성이 설 곳 없는 지역 사회의 현실, 여성이 출산을 기피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는 아무리 중매에 나서봤자 소득이 없을 거란 지적입니다.

🗞️ 딥페이크 성범죄, 반드시 잡히고 처벌받습니다

💪 법원이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의 주범 박모씨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박씨는 강모씨와 함께 2021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대 동문 12명 등 여성 61명의 허위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습니다. 박씨가 피해자들의 사진을 강씨에게 전달하면 강씨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영상물을 제작했죠. 무려 2000개가 넘는 영상물을요.

💪 특히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짚은 점이 눈에 띕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성적 모욕을 하고 인격을 말살시켰다"고 했으며 "사회적 신뢰를 훼손에 큰 충격을 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씨가 평소 강박증을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죠.

💪 피해자 측 조윤희 변호사는 선고 직후 "박씨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이 그대로 선고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피해가 굉장히 컸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판결"이라고 했고요, 피해자를 도와 주범 검거를 도운 추적단 불꽃 활동가 원은지씨는 "딥페이크 성범죄 재판 역사상 이례적이고 벅찬 순간"이라고 했습니다.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

💬 지난 주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 '대도시의 사랑법'을 봤습니다. 🎫🎥 몇년 전, 박상영 작가가 쓴 동명의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 이 책은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우정, 사랑, 가족과의 갈등 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작 단편소설집입니다.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등 네편으로 구성돼있어요.

💬 영화는 이중 '재희'만을 118분 영상에 담았습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격의 재희(김고은)는 성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소문에 시달리고, 흥수(노상현)는 성소수자 혐오 때문에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이에요. 재희 집에 찾아온 스토커를 쫓아낸 이후 둘은 아예 동거를 시작하죠. 😼

💬 영화든 드라마든, 콘텐츠를 보다 보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꼭 하나둘쯤 눈에 보이기 마련인데요. 영화화된 '대도시의 사랑법'은 보는 내내 유쾌하고, 또 짠했습니다. 😳💗 내용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데도요. 원작에 두 주인공이 "게이로 사는 건 때론 참 좆같다", "여자로 사는 것도 만만찮게 거지 같다"며 서로를 잘 이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영화에도 이런 부분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 것이 좋았습니다. 영화 초반에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모습을 재희에게 들킨 흥수가 "왜, 약점이라도 잡은 것 같냐?"고 매섭게 쏘아붙여요. 그러자 재희는 이렇게 말하죠. "흥수야,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

💬 이와 함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는 8부작 드라마를 공개했어요. 네편의 연작소설을 모두 영상으로 만들었는데요, 박상영 작가가 극본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영화가 청춘의 우울과 방황을 경쾌하게 그리면서도 성소수자·여성이 겪는 현실 문제를 풀어냈다면, 드라마는 고영(영화에서는 흥수)의 사랑과 성장에 무게를 둔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 같은 인물로 분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흥미롭습니다. 노상현이 연기한 영화 주인공 흥수는 다소 까칠하고 남성적인 반면, 남윤수가 연기한 드라마 주인공 고영은 원작 속 고영의 발랄한 모습에 더 가까워요. 미애(영화에서는 재희)를 연기한 이수경과 김고은 역시 각기 다른 매력으로 하나의 인물을 소화해냈고요. 남윤수는 드라마 공개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차별점을 설명했습니다. "배우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표현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누가 잘했다', '누가 못했다, 보다 흥수와 고영의 다른 매력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드라마까지 마저 보고, 한번 비교해보려고요! 😆

📝 To. Flat 🎖️

👤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은 건 7년 전 채식주의자를 읽은 게 처음이었어요. 원래 책을 읽던 편이 아니었던 터라 그때 의 을 때는 아리송한 느낌이 더 첫는데 노벨상 수상 이후 나온 해석들을 접하면서 책을 훨씬 풍부하게 이해하게 되더라 고요. 조만간 재독을 할까 합니다. 그 다음으로 읽은 게 소년이 온다였는데 정말 충격적으로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 에요. 뭐라도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감상을 안겨주었죠.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도 읽었고 요증 에는 검은 사슴을 읽고 있는데 항상 글에서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희랍어 시간에서 좋아했던 문장을 남기면서 마무리해봅니다! "상상할 수 있겠니.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 한강 작가님 노벨상 수상이라니. 아직도 안믿길 정도로 놀랍고 너무 기뻐요. 시간이 갈수록 전세계적으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여성들을 보면서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곤 해요.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처음 접했고 <소년이 온다>를 먹먹하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 내용 자체가 충격이었어서 다른 책을 먼저 봤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작별하지 않는다>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한강 작가의 소식과 함께 관련 글 소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주변 가까운 사람들이 겪은 일화에서 이 수상이 생각보다도 더 큰 위로가 되었었어요, 그래서 아주 많은 글들을 봤고 찾아봤었습니다. 굳이 따져보면 곁다리의 이야기라 느낄 만한 돈이나 남편 이야기 언급을 보긴 했지만 저렇게 의미있는 글이나 해설 글이 없었다는 단편적인, 시야 좁은 소리는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틀린 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다정한 대응과 자세히 설명하기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일이라 생각된 점에서 ㅎㅎ 저도 좋은 글을 더 읽어보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봐야겠네요 ... 또 좋은 글들 볼 수 있게 모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 하나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을 함께 축하하며, 지난 플랫팀의 5.18 폭력 피해 여성 아카이브 페이지가 생각났어요. 그 기획을 하며 만난 사람이 있기에 노벨상 수상의 의미가 조금 더 깊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플랫팀이 해주셨던 그때 그 기획으로 저 역시 518을 살아있는 사건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플랫팀에 감사하며 기쁜 마음을 나눠봅니다!

👤 정동길의 반가운 부스! 너무 멋져요!

📬 From. Flat 🛀

저번 레터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했는데요.

역시나 정말 많은 축하와 환영의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

저에게도 간만에 마음 따뜻하고 순도 100%의 행복만 있는 뉴스였어요.

그리고 한 입주자분이 남겨주신 얘기처럼, 저 역시 5·18 당시 성폭력 피해 여성 증언을 전한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 플랫팀이 만난 증언자 선생님들께도 이번 한강의 수상 소식이 큰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속으로 바라봅니다. 😳

그리고 이번주의 질문입니다. 📣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미팅, 혹시 입주자님이라면 나가시겠어요?

연애와 결혼에 대한 여러분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해요!

플랫팀 김정화 기자

clean@khan.kr

광고 협업 문의 메일보내기

플랫에서 다뤘으면 하는 콘텐츠나 주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한마디가 플랫을 지속해나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플랫 레터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은 건 함께 나눠요 〰️〰️〰️🤗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