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일본 정가 최고의 주식 투자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무라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가 2020년 초 이래 현재까지 약 102%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60% 오른 일본 대표지수인 토픽스(Topix)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보유 주식이 83% 상승률을 보인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과 53% 오른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 등 내각 모든 구성원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익률이다. FT는 이시바 총리가 간발의 차로 재선이 됐지만 내각 지지율이 31%에 그치는 등 국내 정치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최근 브라질 APEC 정상회의에서 주요 정상들과 사진 찍는 것을 놓치는 등 외교에서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는 정치가이자 외교관으로서는 흔들리고 있지만 투자자로서는 탁월하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의 포트폴리오에는 일본 최대 방위산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7개 주식이 포함돼 있다. 이시바 총리는 방위청 장관을 2번 역임했고 방위성으로 승격된 이후로는 방위상도 지냈을 정도로 일본 정가의 대표적인 군사 전문가로 꼽힌다. 휴일에는 전쟁·국방 관련 ‘프라모델’을 제작하는 것이 취미라고 해 ‘군사 덕후(마니아)’로 불릴 정도다. 이시바 총리가 택한 두 방산업체는 지난해 일본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늘린 후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또 이시바 총리의 포트폴리오에는 미국 US스틸과 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 신일본제철도 포함돼 있다. 단 이시바 총리의 포트폴리오는 그가 내각 장관이던 2016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다. FT는 일본 각료들은 재임 중 주식, 부동산 및 기타 자산의 거래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일본 각료 중 5명의 내각 장관은 토픽스보다 높은 성과를 냈고 7명은 낮았고 2명은 비슷했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투자자 중 한 명은 세계 최대 규모의 퇴직연금인 1조 4000억 달러 규모 후생연금을 운용할 책임을 지는 후생노동성 장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