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풀고 고위험군만 보호" 주장한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 주도한 인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이자 미국 코로나 팬데믹 봉쇄 정책 비판자인 제이 바타차리야를 국립보건원(NIH)의 수장으로 지명했다고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정부 지원 생의학 연구 기관으로 알려진 NIH는 보건복지부(HHS) 산하 기관으로, 트럼프가 HHS 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비롯해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으로부터 집중 비판을 받아왔다.
케네디는 백신에 반대하는 주도적인 '안티백서' 중 한명으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음모론을 펼치며, 대선 캠페인의 중심 주제인 공중 보건과 농업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왔다.
그는 NIH가 8년 동안 약물 개발과 감염병 연구를 중단하고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병 치료에 집중하는 것에 관심을 표했고, 지난 9일에는 NIH에서 600명의 직원을 교체할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NIH 직원 규모는 2만 명 정도다.
NIH 수장으로 지명된 바타차리야 박사도 코로나 팬데믹 동안 미국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다.
그는 2020년 10월 두 명의 다른 학자들과 함께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Great Barrington Declaration)을 발표하며, 바이러스에 취약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정상적인 일상 복귀를 주장했고, 이후에는 정부가 자신의 의견을 검열하도록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압력을 가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타차리야 박사는 1997년 스탠퍼드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2000년에는 스탠퍼드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을 지냈던 앤서니 파우치가 팬데믹에 대응한 방식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바타차리야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협력하여 NIH를 "의학 연구의 최적표준(Gold Standard)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 내 만성 질환 및 병의 위기와 같은 주요 건강 문제의 근본 원인과 해결책을 조사할 계획이다.
같은 날, 트럼프는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차관으로 짐 오닐을 지명했다. 그는 과거 연방 보건 관리였으며, 보수 성향의 주요 후원자인 피터 틸의 가까운 동료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또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반대한 존스 홉킨스 외과의사 마티 마카리를 식품의약국(FDA) 수장으로 지명했고,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의사이자 전 공화당 의원인 데이브 웰던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으로 지명했다.
케네디와 오닐의 보건부는 마카리, 웰던, 바타차리야가 이끄는 모든 기관을 감독하게 되지만, 이들은 모두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