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도입에 학부모들 “교사가 보조될 수도” “맞춤형 교육 기대”

2025-01-05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수행한 학부모 인식 조사 연구에서 학부모들이 맞춤형 교육에 대한 기대와 함께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받은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학부모의 인식 분석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집단심층면접(FGI)에 참여한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19명은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약화, 교사별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격차, 수업 집중도 저하, 디지털 과몰입 등에 대해 우려했다.

개발원은 지난해 10~11월에 걸쳐 학부모별로 FGI를 2회씩 실시했다. 1차로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파악한 뒤 AI 디지털교과서 시제품으로 수업을 시연했다. 다시 2차로 세부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사와 학생 사이 소통이 기존보다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지금은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면 아이들은 화면을 보고 있는 거고 선생님과의 소통이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했다.

소통 부족에서 더 나아가 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에 밀려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학습 분석도 AI가 해줄 거고, 프로그램도 해줄 거고. 선생님이 기계한테 뒤로 밀려날까봐 그런 걱정이 조금 있다”고 했다. 개발원도 보고서에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에서 단순한 관찰자나 관리자 역할로 전환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썼다.

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학생마다 교육의 질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초·중·고 자녀 학부모는 “학부모님들이 코로나19 때 비대면 수업 환경에서 확실히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잘 다루시는 분이랑 잘 못 다루시는 분의 격차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개발원은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연수 프로그램은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구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학부모들은 수업 집중도 저하, 디지털 과몰입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유해 콘텐츠가 완벽하게 차단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AI 디지털교과서를 적용하기에 시기가 이르다고 밝혔다. 개발원도 “초등학생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대상에 포함한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설명하고 초등학생 발달 단계에 맞는 활용 방안을 제시하여 학부모의 걱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후 학생 평가 방식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맞춤형 교육과 학생 모두가 동일한 문제로 일률적으로 평가받는 지필고사 방식이 충돌하는 것 아닌지 지적했다. 학습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학부모들은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생 수준에 맞춰 별도 문제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생들이 누적된 학습 데이터를 보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며 자기주도학습이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개발원은 “공교육 차원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상황이므로 교육정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어떻게 학생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보호할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AI 디지털교과서 실제 도입 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학습 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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