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물 안보를 둘러싼 또 다른 갈등

2025-04-01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파나마 운하의 물 안보 문제와 향후 과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더컨버세이션은 파나마공과대학교 기후학 연구원이자 강사인 카리나 가르시아(Karina Garcia)를 통해 최근 파나마 운하의 담수 확보 문제와 그에 따른 갈등을 지적하고 있다.

세계 무역의 약 7%가 통과하는 파나마 운하는 강우량에 크게 의존한다. 충분한 담수가 유입되지 않으면 운하의 수문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는 선박을 올리고 내릴 수 없다. 이에 따라 가뭄이 발생할 경우 선박 통행량이 줄어들고, 이는 파나마의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운하에 사용되는 담수는 약 200만 명의 파나마 국민과 원주민, 농업 공동체, 수력 발전 등의 필수적인 용수원이기도 하다. 2023~2024년과 같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이러한 물 부족 현상은 국가 내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파나마 운하 당국은 2027년 새로운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운하 운영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국가 GDP의 약 4.2%를 차지하는 운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농업 지역을 침수시키고 2,000명 이상의 주민을 이주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강우량 감소와 극단적 기후 현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파나마는 점점 더 심각한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운하 운영과 국민의 물 사용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더욱 많은 절충을 요구할 전망이다.

파나마 운하는 20세기 초 미국이 건설한 후, 1999년 파나마 정부로 운영권이 이양됐다. 운하의 핵심은 샤그레스 강 유역의 담수를 이용한 수문 시스템으로, 이 지역의 강우량과 지형을 활용해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평균 강수량이 감소하면서, 2016년 이후 가뭄으로 인한 운영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2월에는 담수 부족으로 인해 하루 선박 통행 횟수가 36~38회로 제한되었으며, 이로 인해 운하 당국은 긴급 조치로 선박 통행권을 경매하는 방식까지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한 달에 약 1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기후 변화는 강우량의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2010년 12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운하 운영이 중단되었고, 이에 따른 피해액이 1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가뭄뿐만 아니라 홍수 역시 운하 운영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를 위한 해결책 모색

파나마 운하 당국은 물 절약을 위한 임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수문의 챔버 크기를 축소하고, 방향 변경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담수 소비를 줄이고 있다. 또한 2025년 1월에는 인디오 강에 새로운 댐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운하의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 주민들의 거주지 침수와 이주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파나마 정부는 국민들에게 물 절약을 촉구하는 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환경 경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산림 보호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장려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국제 무역의 중요한 축이며, 물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태계와 인구의 요구를 균형 있게 반영한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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