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에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나 지난달 31일 공매도를 재개한 것을 두고 “한국 경제 회복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정책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주주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14일 홍콩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증권업협회를 대상으로 공매도 재개, 자본시장 선진화 등에 관한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한국 경제가 탄핵과 미국 관세 충격 등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위기극복 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UBS 등 글로벌 IB 12개사에서 참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매도 전면 재개를 통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와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공매도 제도를 충실히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규제 불확실성 등이 우려되는 만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투자자 신뢰를 위해 공매도 재개방침을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판단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 원장도 “(공매도 재개는) 시장 예측가능성과 투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방침을 견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 과정에서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를 신설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글로벌IB에선 일부 개별 종목의 유상증자 사례처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가 있을 경우 당국이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한국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는 평가도 나왔다.
금감원은 주주권익 제고를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주보호 강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다양한 입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실효성 있는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도 “법·제도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논쟁이 격화하고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주주권익 보호 강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변화의 조짐을 시사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방법론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조만간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외국 자산운용사의 국내 계열사를 통한 펀드판매 허용 방침 마련, 외국인 주식 통합계좌 허용 등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 및 편의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