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박모(41)씨는 이달 말 결혼기념일에 맞춰 부부가 딸기 뷔페에 가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호텔 딸기 뷔페 예약을 시도했음에도 주말 예약은 이미 꽉 찬 상태였다. 결국 두 곳에 예약 대기를 걸고 기다리고 있다. 박씨는 “아내가 소셜미디어(SNS)에 사진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딸기 뷔페의 플레이팅과 장식이 예쁘다며 잔뜩 기대하고 있다”며 “예약 성공 연락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딸기'라 불릴 정도로 겨울 딸기값이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딸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고급 호텔부터 중저가 뷔페까지 딸기를 활용한 신메뉴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전까지지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에 집중했던 호텔 뷔페는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가 다음 달 16일까지 하루 두 번 운영(주말 기준)하는 딸기 뷔페(90석) ‘스트로베리 빌리지’는 평균 예약률이 90%를 넘었다. 딸기 쉬폰 케이크, 베리 타르트 같은 디저트뿐 아니라 딸기&크림치즈 부르스게타, 딸기칩을 곁들인 허니버터 치킨 닭다리 등까지 내놨다. 1인당 10만5000원이지만, ‘식사+디저트’라는 인식에 찾는 수요가 많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파인 다이닝 방식을 도입했다. 1인당 13만원에 코스 요리가 제공되는데 메뉴마다 딸기가 포함돼 있다. 생딸기는 무제한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음식을 일일이 담아야 하는 뷔페보다 메인 요리는 코스로 제공되고 딸기는 별도로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중저가 뷔페들도 딸기를 앞세운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애슐리퀸즈는 오는 6일부터 메뉴에 생딸기 바스켓, 베리 팝핑 젤리, 스트로베리 티라미수 등 14가지 딸기 디저트를 추가한다. 빕스도 딸기 디저트, 샐러드, 칵테일을 내놨다. 제니시스BBQ는 4월 말까지 BBQ빌리지 송리단길점에서 딸기 애프터눈티 세트와 딸기 맥주 등을 선보인다. 1인당 2만원인 딸기 애프너눈티 세트는 딸기 마카롱‧다쿠아즈‧크레이프케이크‧티라미수 등과 딸기 차로 구성된다.
딸기 가격은 고공행진이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00g당 1900원선이었던 딸기값은 지난달 말 2700원선으로 뛰었다. 마트에서도 딸기 한팩(500g) 가격이 만원을 훌쩍 넘는다.
붉은 딸기를 활용한 화려한 장식이 SNS를 즐기는 젊은 층의 플렉스(Flex, 과시형 소비) 성향을 자극했다는 시각도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비싼 딸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실컷 먹고 금딸기 인증샷을 찍으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