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서 8년 만에 나온 ‘수능 만점자’
“선생님 강의나 교재 방식만 따르지 않고, 직접 출제자가 돼 여러 방식으로 문제를 내고 풀어보는 연습을 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은 전주한일고 3학년 이하진(18)군의 말이다. 올해 ‘수능 만점자’ 5명에 포함된 이군은 5일 교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부 비결을 묻자 “주체적인 공부를 가장 중시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답을 맞히더라도 더 좋은 풀이가 있는지, 잘못 생각한 부분은 없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공부했다”고 한다.
이군은 전북에서 8년 만에 나온 수능 만점자다. 특목고·자사고가 아닌 전북 지역 일반고 재학생 만점은 2016학년도 수능 이후 10년 만이다. 이군은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했지만, 모두 맞았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가채점 후엔 마킹 실수가 걱정됐는데, 성적표를 받고 안도했다”고 했다.

담임 “이군, 수학·과학 학습법 친구들과 공유”
김신우 담임 교사는 “이군은 과학 수업에서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도 끝까지 원인을 탐구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둬 가설을 세우는 등 학습 태도가 돋보였다”며 “수학·과학 학습 방법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야간 자율학습(이하 야자) 참여도 독려하는 등 인성 면에서도 모범적”이라고 했다.
어릴 때 몸이 아팠던 이군은 “의사가 되고 싶다”라며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 의대 등에 지원했다. 다음은 이군과 일문일답.

“고교 입학 성적은 36등”
-성적은 최상위권이었나.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중학교 성적은 전교 15~25등 정도였다. 고등학교 입학 성적도 36등으로 최상위권은 아니었다.”
-나만의 공부 방법이 있는지.
“수학 교과서를 한 번쯤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교육 과정에 기초해 문제를 내는데, (수학 교과서는) 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교과서만 보고 만점을 받을 수는 없지만, 공부하면서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거다.”
-사교육은 어느 정도 받았나.
“올해는 안정적인 점수를 위해 수학 학원만 다녔다. 다른 과목은 사교육 없이 준비했다.”
-학교와 전북교육청 프로그램이 도움됐나.
“매주 주말마다 모의고사를 보는 ‘학력 향상 도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또 3학년 2학기 때부터 ‘수능 한 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학교에서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를 많이 제공해 탐구 영역 준비에 도움이 됐다.”
-수능 직전엔 어떻게 대비했나.
“매일 ‘수능 시간표’에 맞춰 문제를 풀었다. 시험 2주 전부턴 새벽 6시에 기상해 국어 문제를 풀며 뇌를 깨우는 연습을 했다.”

“의사가 꿈…서울대 의대 등 수시 합격”
-하루 공부 루틴은.
“오전 7시에 일어나 자정 전엔 자려고 노력했다. 컨디션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하루 7시간 이상 수면을 유지했다. 공부는 주로 학교와 야간자습(야자) 시간에 집중했다. 야자는 오후 10시까지인데, 집에선 공부하지 않고 거의 쉬었다.”
-힘들었던 순간은.
“성적이 조금씩 떨어질 때 힘들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바로바로 취미 활동으로 풀었다. 산책도 자주 하고, ‘클래시 로얄’ 같은 모바일 게임을 즐겼다. 축구 등 운동도 좋아한다.”
-‘지방에 살면서 공부를 잘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옛날엔 그럴 수 있지만, 요즘은 EBS나 인터넷 강의, 문제집 등이 잘 갖춰져 지역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본다.”
-진로는 정했나.
“어릴 때부터 의사가 꿈이었다. 내과는 생명을 다루는 영역이라 매력을 느꼈다. 천식·비염을 자주 앓아 호흡기내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수시로 서울대·가톨릭대·성균관대 의대에 합격했는데, 실제 면접은 서울대만 봤다.”

“부모님이 독서 중시…과학 관련 책 좋아해”
-부모님 영향은.
“교육자인 부모님이 독서를 중시했다. 초등학교 땐 스마트폰 없이 생활했고, 공부하지 않는 시간엔 대부분 책을 읽었다. 독서는 배경 지식과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국어뿐 아니라 다양한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떤 책을 주로 읽나.
“소설도 읽지만, 과학 관련 책을 좋아한다. 최근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는 중이다.”
-대학 입학 후 계획은.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평소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한다. 대학교에서 밴드 동아리를 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만점을 노린다면 고1 후반부터 국·영·수 기초를 잘 닦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고3 때 성적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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