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대신 공립 일반고 선택..."학교 수업에 충실"
프랑스어·아랍어·중국어에도 밝은 '언어 덕후'
"아픈 곳이 세상의 중심, 분쟁 지역 의사 되고 싶다"
[서울=뉴스핌] 황혜영 인턴기자 = "따로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매일 공부하는 게 방법이었어요. 딱히 요령같은 건 없었어요."
5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왕정건(18)군은 '불수능'으로 꼽히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을 받게 된 공부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왕 군은 수업 시간 집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침 일찍부터 홀로 한두 시간 자습을 했고 수업을 마친 이후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다. 사교육의 도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수업 때 자지만 않으면 수능이든 내신이든 다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왕 군에게도 이번 수능 영어는 어려운 과목이었다. 왕 군은 "처음 보는 지문이라 영어가 좀 어려웠다. 선지 둘 중 하나 고민하다가 찍다시피 했다"고 털어놨다.
왕 군은 '강남 3구' 등 유명 학군지나 특목·자사고가 아닌 공립 일반고인 광남고를 선택했다. 광남고를 선택한 이유는 통학 거리 때문이다. 왕 군은 "수험생에게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남고는 왕 군이 수능 만점을 받으면서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가 됐다.
지난 8월 건강 문제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서도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아픈 와중에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응원 덕이었다. 왕 군은 "친구들이 '힘내라'는 문자고 보내주고 같은 병동 환자분들도 배려해 주셔서 입원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재일 광남고 교장과 고무성 교사는 왕 군을 두고 "책에서 손을 떼지 않는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사는 "정건이는 교과학생 멘토링을 한다던지 친구들과의 교류도 많ᄋᆞᆻ다. 3학년 때도 친구들과 밝게 지내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박노해 시인의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라 아픈 곳이다'라는 말이에요. 아픈 사람들이 많은 곳이 제일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왕 군의 꿈은 의사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보면서 국제의사가 되는 것을 꿈꿨다. 학교 동아리 활동에서도 의학 동아리에 들어 당뇨병 환자를 위한 식단 설계 등 의료 관련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국제의사를 꿈꾸는 왕 군의 취미는 외국어다. 외국어 공부는 수능 공부 스트레스의 해우소이기도 했다. 덕분에 왕 군은 프랑스어, 아랍어, 중국어 회화에 능통하다. 최 교장은 왕 군이 학교 중국 체험학습에서 본 광개토대왕릉비의 한자도 척척 읽어낼 정도로 한자에도 소질이 있다고 전했다.
왕 군의 1지망 학교는 서울대 의대, 지망과는 응급의학과다. 서울대를 꼽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의 인프라뿐 아니라 교수님들께서 전해주시는 의료인의 가치관을 배우고 싶다"며 "서울대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가치관과 의대정신이 있다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hyeng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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