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스에서 한국인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임성재에게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 공략법을 들었다.
1번 홀 445야드 파4, 역대 평균 스코어 4.24. 난도 순위 6.
가장 긴장된다. 오른쪽에 벙커 때문에 좁아 우드를 치는 선수도 많은데 나는 자신이 있어 드라이버로 친다. 그린은 짧으면 내려오고 커도 안 좋고 오른쪽 왼쪽 다 흐를 수 있다. 핀 안보고 그린 가운데로 치는 게 무난하다. 어려운 퍼트를 두 번 해야 하지만 파를 할 수 있다. 욕심이 생겨 약간 핀을 보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번 홀. 585야드 파5, 4.78, 16
왼쪽으로 돌아가는 내리막 파5 홀이다. 우측 벙커 왼쪽 끝을 보고 살짝 드로를 건다. 더 왼쪽을 보고 치면 숏컷이긴 한데 세컨드샷이 나무에 걸려 훅을 쳐야 한다. 두번째 샷을 경사지에서 하이브리드 정도로 쳐야 하는데 그린 앞 왼쪽 벙커는 피해야 한다.
3번홀. 350야드 파4, 4.08, 14
전장이 짧지만 그린이 매우 얇다. 스핀을 걸어 세워야 하기 때문에 우드로 티샷하고 웨지로 풀샷을 치는 선수도 많지만 나는 티샷 잘라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 에지까지 40~50m 남는다. 2020년 2등 했을 때 티샷을 오른쪽의 좁은 평지로 보내 버디를 잡았다. 자칫하면 티샷이 왼쪽 경사를 타고 내려가는데 거기서 오르막 피치샷 거리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
4번 홀. 240야드 파3, 3.28, 3
길고 2단 그린에 경사도 심하며 바람도 왔다 갔다 해서 매우 어려운 홀이다. 버디 잡을 홀이 아니기 때문에 1번 홀처럼 그린 가운데 보고 쳐야 한다. 나는 3번 아이언 아니면 하이브리드인데 무리 없이 그냥 가운데만 치면 된다. 롱 퍼트를 하더라도 그게 낫다.
5번 홀. 495야드 파4, 4.26, 5
왼쪽 벙커는 넘기려면 캐리 315야드가 넘어야 한다. 벙커는 깊이가 6m는 되기 때문에 빠지면 한 타 손해다. 티샷도 아주 잘 쳐야 하고 두 번째 샷도 4~5번 아이언 거리라서 쉽지 않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생각보다 약간 짧게 가서 굴러 내려올 때가 많다. 그린 경사가 이리저리 흐르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여기도 그린 가운데 보고 쏴야 하는 홀이다.
6번 홀. 180야드 파3, 3.14, 13
3단 그린이 있는 내리막 파 3다. 비교적 짧지만 그린 고저차가 크고 그만큼 경사가 심하다. 아래쪽에 핀이 꽂히면 그나마 낫지만 뒤쪽 핀들은 공간이 좁아 근처에 볼을 세우기가 어렵다. 특히 오른쪽 뒤 핀일 때 붙이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7번홀. 450야드 파4, 4.16, 10
나무 때문에 되게 타이트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난 드라이버를 쓴다. 페어웨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데 그걸 의식했다가 너무 왼쪽으로 치면 어렵다. 반면 오른쪽은 숲에 가더라도 슬라이스로 그린에 올릴 수 있다. 쇼트아이언을 치게 되지만 그린이 얇아 두 번째 샷의 거리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까다로운 그린이고 그린 앞 뒤가 모두 벙커다.

8번홀. 570야드, 파5, 4.82, 15
장타자들은 오른쪽 벙커를 넘기지만 나는 벙커 왼쪽으로 친다. 그래도 두 번째 샷을 왼쪽으로 돌려 쳐 그린 주위로 보내 버디 할 수 있는 홀이다. 그린은 길고 가운데 능선이 있다. 이 능선 때문에 앞쪽 핀에는 세울 수 있는데 뒤쪽 핀에 붙이기는 어렵다. 또한 그린 양쪽에 둔덕이 있는데 그 사이로 집어넣으면 그린에 가는 거고 조금만 옆으로 가면 맞고 옆으로 튀어나온다. 왼쪽은 매우 어렵고 오른쪽은 쇼트게임으로 버디를 할 수 있다.
9번 홀 460야드, 파4, 4.14, 12
티샷은 내리막이고 두 번째 샷은 오르막이다. 나는 티샷이 별 부담 없다. 언덕 위의 3단 그린을 공략하는 두 번째 샷이 문제다. 내리막 라이라 거리 컨트롤이 어려운데 그린 앞이 가짜 그린이라 짧으면 엄청 굴러내려 온다. 길게 치면 내리막 퍼트가 쉽지 않다. 바람 계산을 포함한 거리 컨트롤이 중요하다.
10번홀 495야드 파4, 4.30, 1
가파른 내리막이다. 티샷은 왼쪽으로 돌려친다. 두 번째 샷이 어렵다. 6번 혹은 7번 아이언을 치게 되는데 그린이 오른쪽 뒤에서 왼쪽 앞으로 기울어져 있고 전체적으론 거북등 같다. 조그만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홀이다. 이 홀에서 파를 하면 버디로 생각한다.
11번홀 520야드 파4, 4.30, 2
아멘코너 첫 홀로 오른쪽 도그레그 홀이다. 10번 다음으로 어렵다. 티샷할 때 페어웨이가 매우 좁아 보인다. 내리막인데 은근히 공이 안 가 세컨드샷을 4번, 5번 쳐야 할 때가 많다. 벤 호건은 그린 왼쪽 연못 때문에 세컨 샷을 안전하게 그린 오른쪽으로 치고 칩샷으로 파를 해야 한다 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갔다면 실수라고 했다. 요즘은 다들 그린을 노린다. 만약 공이 그린 오른쪽에 있다면 물이 무서워서 실수해 밀린 거다.

12번홀. 155야드 파3, 3.27, 4
가장 짧은 파3 홀이다. 바람에 따라 6번에서 9번을 치는데 왼쪽 핀이 제일 쉽고 오른쪽은 바람에 밀려 물에 빠질 때가 많아 핀을 아예 안 보고 무조건 가운데로 친다. 2019년 우즈가 우승할 때 앞 선수들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걸 보고 아예 왼쪽으로 치더라. 그린이 얇아 거리 컨트롤이 중요한데 잘 쳐야 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바람하고 맞아야 한다. 바람 예상이 틀릴 수도 있다.
13번홀 545야드 파5, 4.77, 18
버디를 잡아야 할 홀이다. 그린 주변이 개울과 벙커, 화단 등으로 위험해 2온 시도하다가 대형 사고가 많이 나는 곳이지만 나는 이 홀에서는 딱 거리가 맞게 올라갔다. 하이브리드 클럽 거리(215m)까지 걸리면 2온을 시도할 것이다.
14번홀. 440야드 파4, .4.17, 8
페어웨이 오른쪽이 낮아 약간 실수해도 오른쪽 숲으로 굴러간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티샷이 아주 어렵지는 않다. 핀 주위에 공이 머물 곳이 별로 없다. 다행히 볼이 멈추면 짧은 버디 퍼트를 할 수 있지만 경사를 타면 긴 거리 퍼트를 해야 한다.
15번홀 550야드 파5, 4.77, 17
연습라운드할 때 그린이 얼마나 단단한지 체크해야 한다. 그린이 빠르고 경사가 심해 2온 시도는 거리를 잘 맞춰야 한다. 짧으면 굴러 내려와 앞 연못에 빠지고 길면 그린을 넘어가 내리막 칩샷을 해야 한다. 오른쪽 그린사이드 벙커로 치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16번홀. 170야드 파3, 3.14, 11
그린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뒤쪽 핀은 붙이기가 쉽지 않다. 4라운드 왼쪽 앞 핀일 때는 경사를 이용해서 버디를 잡을 수 있다. 버디 기회를 주는 대신 잘못 치는 샷은 댓가를 치러야 한다.
17번홀 440야드 파4, 4.16, 9
약간 오르막 파4홀로 티잉 구역의 나무들 때문에 페어웨이가 좁아 보이고 그린 앞 두 개의 벙커 때문에 그린이 좁아 보인다. 또한 그린은 모든 방향으로 경사져 있어 공을 잘 세워야 한다.
18번홀. 465야드 파4, 4.23, 7
티잉그라운드에 도열한 갤러리가 빽빽하지만 나는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조심해야 될 건 티샷이 오른쪽으로 가는 거다. 나무에 걸려 애먹을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이라 아이언샷을 높이 띄워야 하는데 슬라이스 바람이 많아 우측 벙커에 빠질 수 있다. 먼거리 퍼트를 하더라도 그린을 놓치는 것보다 그린에 올리는 게 좋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