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기를 싹 빼고 진지해졌다. 챔피언결정전 ‘4전 5기’ 울산 현대모비스 이우석(26)은 이번 시즌 남다른 각오로 플레이오프 코트에 오른다.
현대모비스는 이우석이 팀에 들어온 2020년 이래 매 시즌 봄농구에 진출하고 있다. 데뷔하자마자 주전급 활약을 펼친 이우석은 플레이오프에서도 팀의 에이스였다.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경험한 이우석은 챔피언결정전 무대에는 한 번도 서 보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번번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3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힘든 시즌이었는데 그게 결국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올해는 팬들의 염원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로 성장했다. 정규리그 54경기에 전부 출장하며 평균 11.6득점 5.6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 슛 성공 개수는 지난 시즌 1개에서 이번 시즌 1.9개까지 늘었다. 평균 출전 시간은 33분 7초로 국내 선수 중 안영준(33분 25초)에 이은 2위다.
이우석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국군체육부대 상무 농구단에 입단해 군 생활을 시작한다.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만큼 봄농구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매년 미디어데이에서 재치 있는 말솜씨와 노래를 뽐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는 한층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우석은 “매년 실패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이번 시즌에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제가 미디어데이때마다 노래를 불렀는데 그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다 떨어지더라”라며 “올해는 진지하게 임해보겠다는 생각에 노래를 안 불렀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6강 상대는 파죽지세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안양 정관장이다. 정규리그 전적에서 현대모비스가 2승 4패로 열세다. 이우석은 “얼마나 단합이 잘 됐길래 힘든 싸움을 이겨내고 6강에 도달했는지 (정관장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라면서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저희 팀을 잘 추스려서 각오를 다잡는 게 우선일 것 같다. 현대모비스도 무서운 팀이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정관장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4강에서 창원 LG를 만난다. 이번 시즌 LG전에서 아픈 기억이 많은 이우석은 LG전에서의 설욕승을 노리고 있다. 이우석은 “제가 LG와의 경기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꼭 LG를 다시 만나 복수혈전을 펼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이번 시즌 제가 출전 시간은 많았지만 그만큼 활약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고 자신에게 화도 난다”라며 “플레이오프에 가서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라고 말했다.